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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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2차전지 상승세에 베팅하던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하락세에 베팅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의 2분기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하반기도 주가 반등이 어렵다고 본 것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지난 1일부터 23일까지 'RISE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을 97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 월별 기준으로 가장 순매수액이 많았다. 연초 이후 지난달 말까지 개인은 이 상장지수펀드(ETF)를 699억원어치 순매도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매수세로 바뀌었다. 이 ETF는 국내 2차전지주 ETF 중 유일한 인버스형 상품이다.

반면 2차전지 상승세에 베팅하는 ETF에서는 최근 개인 매도세가 나오고 있다. 게인은 지난달 'KODEX 2차전지산업'을 192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5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은 올 상반기 이 상품을 688억원어치 사들였다.

주요 2차전지주들이 전기차 판매 부진 영향으로 실적이 예상을 밑돌자 투자자들이 인버스 ETF로 몰렸다. 삼성SDI는 2분기 영업이익이 증권가 전망치(3320억원)에 못미친 2802억원에 그쳤고, 포스코퓨처엠도 전망치(189억원)를 크게 밑돈 2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 1일 발생한 인천 전기차 화재 사고 역시 투자자들이 인버스 ETF로 몰려간 배경으로 꼽힌다.

'어닝 쇼크'와 악재가 이어지면서 전문가들은 하반기도 2차전지주 반등이 어렵다고 내다보고 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 2차전지 기업들은 재고 부담에 따른 출하량 감소, 평균판매단가 약세 영향으로 실적 전망치가 추가로 하향될 것으로 보인다"며 "업황이 회복되기 시작하려면 4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