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마트 CCTV가 포스코 포항제철소 4연주공장에서 철강 슬래브의 사행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사진=포스코DX 제공
AI 스마트 CCTV가 포스코 포항제철소 4연주공장에서 철강 슬래브의 사행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사진=포스코DX 제공
1969년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해 한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 포항제철소가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25일 포스코DX에 따르면 이 회사는 포스코와 협력해 포항제철소 4연주공장에 AI 스마트 CCTV를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슬래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행’을 예방한다. 사행은 컨베이어 벨트 위의 철강 슬래브가 비스듬히 놓이는 현상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슬래브는 길이가 8m, 폭이 2.2m에 이르고, 무게도 35톤(t)에 달한다. 초대형, 고중량 제품인 만큼 슬래브가 비뚤어진 상태로 이동하면 주변 시설을 손상해 전체 생산 일정을 지연시킬 수 있다.

AI 스마트 CCTV는 실시간으로 슬래브의 중심점과 각도를 계산해 사행 발생 가능성을 예측한다. 위험이 커지면 컨베이어 벨트를 자동으로 멈춘다. 2022년 시스템 구축 이후 80건의 사행 발생 가능성을 파악했지만, 실제 사행 발생은 단 한 건도 없었다.

포스코DX는 포항제철소의 주요 공정을 비롯한 물류 관리에도 AI 기술을 채택하며 ‘완벽’에 가까운 제조업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선재 제품 검수장에도 AI 기술을 활용 중이다. 이곳은 기업이 주문한 제품이 제대로 출하되는지 확인하는 장소다. 하루 200대의 차량이 통과하는 검수장에서 AI 카메라는 제품 라벨을 자동으로 인식해 검수 작업을 1~2분 만에 완료한다. 이를 통해 연간 1~2건 발생하던 오류를 완전히 없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는 30여대의 용선 운송 기관차를 운영하고 있다. 보통 한 대의 기관차가 300t(톤)의 쇳물을 실은 용선운반차 두 대씩을 끌고 이동한다./사진=포스코DX 제공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는 30여대의 용선 운송 기관차를 운영하고 있다. 보통 한 대의 기관차가 300t(톤)의 쇳물을 실은 용선운반차 두 대씩을 끌고 이동한다./사진=포스코DX 제공
제철소 내 자율주행 시스템도 준비 중이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서 쇳물을 운반하는 기관차 30여대를 운영하고 있다. 총 600t의 쇳물이 담긴 용선 운반차를 끌고 다니는 기관차를 현재는 사람이 직접 운행한다. 포스코DX는 기관차 자율주행의 초기 단계로 철도 건널목에 비전 AI 솔루션을 적용했다. 이 솔루션은 건널목 주변의 위험 요소를 분석해 제동 거리가 100m에 이르는 기관차 운전자에게 사전 경고한다.

산업용 AI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윤일용 포스코DX AI기술센터장은 “산업용 AI는 실질적 재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제조 AI 시장은 2019년 81억4000만달러(약 10조5820억원)에서 2032년 6951억6000만달러(약 903조70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포항=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