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결성된 벤처펀드 중 일반법인의 출자 비중이 5년 이후 최저치로 내려갔다. 기업과 은행 등 민간 출자자(LP)가 지갑을 닫으면서 정책금융 의존도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처펀드 출자' 지갑 닫은 기업·금융기관
25일 중소벤처기업부의 ‘최근 5년간 벤처펀드 출자자 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 결성된 신규 벤처투자펀드 중 민간 부문 출자액은 4조1830억원으로 전체 출자액 중 82.0%다. 2022년(87.5%), 2023년(85.6%)보다 비중이 낮아졌다. 반대로 정책금융 비중은 2022년 12.5%, 2023년 14.4%에서 올 상반기 18.0%로 커졌다.

일반법인과 금융회사가 출자액을 줄였다는 의미다. 일반법인의 상반기 출자액은 총 1조241억원으로 전년보다 12.3% 감소했다. 1조원은 겨우 넘었지만 2년 전(1조7709억원)과 비교하면 7000억원가량(42.2%) 줄었다. 전체 벤처펀드 출자 비중도 지난해 24.8%에서 올해 20.1%로 낮아졌다. 최근 5년 이후 가장 낮다. 금융회사(산업은행 제외)도 마찬가지다. 상반기 출자액은 1조4773억원으로 전년보다 0.9% 줄고 2년 전(2조6732억원)에 비해선 반토막 났다.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더해 기업공개(IPO) 등 회수 시장까지 얼어붙자 기업들이 벤처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투자사 관계자는 “벤처들의 추가 투자 유치가 어려운 데다 IPO 성공 사례도 별로 없어 민간 LP가 출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들도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강화 추세에 따라 출자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상반기 전체 벤처펀드 결성 금액은 5조1002억원으로 전년보다 8.5% 증가했다. 정책금융인 모태펀드의 상반기 출자액은 전년 대비 4.2%, 성장금융은 33.2%, 산업은행은 134.3% 늘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