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의 상장사 업종 분류 체계가 시장의 기준과 맞지 않아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실과는 다른 업종 분류로 인해 일부 업종 지수도 실제 업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SK LG GS 아모레G 등 국내 지주사를 기타금융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SK의 주 사업 부문은 반도체 에너지 통신 등이다. LG는 전자 화학 통신 등이 주 사업 부문이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자체적인 기준으로 업종을 분류하는 대신 통계청의 산업 분류 기준에 따라 상장사의 업종을 구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은 유통업으로 분류돼 있다. 삼성물산의 주 사업 부문은 건설이다.

사실상 같은 업종 내에서 경쟁하고 있는 기업 가운데 각기 다른 업종으로 분류된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 빅3’ 중 하나인 삼성중공업한화오션은 운수장비업에 속하지만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기타금융업에 속하는 촌극이 빚어지고 있다.

시장의 관심이 커진 방산업도 마찬가지다. LIG넥스원은 기계업으로 분류돼 있지만 방산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운수장비업에 속해 있다.

이 같은 업종 분류를 기준으로 거래소가 산출하는 업종 지수의 왜곡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투자자들이 업종 지수를 참고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의 유통업지수는 올 들어 0.69% 상승했는데 유통업 대표 종목인 이마트는 같은 기간 17.37%, 롯데쇼핑은 17.39% 급락했다. 유통업지수 구성 종목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삼성물산이 올 들어 15.78% 상승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