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미팅 뒷이야기…각국 통화정책에 더 큰 영향 미친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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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 부담 주는
평균물가목표제
폐기에 한목소리
Fed 양대 목표
물가 안정·고용 창출
수정 요구도 강해
평균물가목표제
폐기에 한목소리
Fed 양대 목표
물가 안정·고용 창출
수정 요구도 강해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2024 잭슨홀 미팅’이 끝났다. 증시 참여자를 중심으로 금리 인상 종료를 시사한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Fed 인사들은 이번 미팅의 주제이기도 한 통화정책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논의한 과제에 주목하고 있다.
첫째, 통화정책의 생명인 ‘선제성(preemptive)’을 잃게 한 평균물가목표제(AIT)를 폐기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물가가 2011년 4월부터 목표선을 벗어나기 시작했는데도 AIT를 도입한 탓에 뒤늦게 금리를 빅스텝(0.5%포인트), 자이언트스탭(0.75%포인트) 올리는 과정에서 경제 주체에게 부담을 줬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 때도 마찬가지다. 2년 전 피벗 필요성이 나온 이후 물가와 고용 지표가 일시적으로 추세를 이탈(head fake)할 때마다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는 AIT 함정에 걸려 이번 미팅에서야 금리를 내릴 뜻을 비쳤다. 통화정책 수단 중 시차가 가장 긴 기준금리 변경 방식에서 AIT가 최대 적이라는 비판은 Fed와 파월 의장에게는 귀에 따가운 지적이다. 둘째,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Fed의 양대 목표인 ‘물가 안정’과 고용 창출’을 수정해야 한다는 요구도 의외로 강했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간 역의 필립스 관계, 실업률과 구인율 간 역의 베버리지 관계가 동시에 흐트러진 상황에서 경기 후행 지표인 실업률을 중시해 기준금리를 변경하면 어떻게 선제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시각에서다.
통화론자를 중심으로 앞으로는 고용 창출을 떼어내 종전처럼 물가 안정을 제1선 목표로 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대 목표를 유지할 경우도 최근처럼 물가가 관리 가능한 디스인플레이션 단계에 들어오면 고용 지표가 경기 침체를 예고하지 않더라도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시각도 주목된다.
셋째, 일반적 보편적 통화정책 수단을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의외로 공감대가 컸다. 경기순환주기가 짧아지는 ‘단축화(shortening)’ 여건에서는 시차가 1년 이상 긴 기준금리 방식으로 중앙은행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근거에서다. 현재 Fed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와 시장금리 간 체계가 흐트러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준금리 변경 방식을 고수하더라도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마냥 기다리지 말고 중간에 표적변수(proxy)를 설정해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는 조언도 눈길을 끌었다. FFR을 2015년부터 보조지표로 활용해 온 ‘on RRP’(익일환매 금리)로 대체해야 한다는 개선안에는 Fed 인사들이 유난히 큰 관심을 보였다.
넷째, 기준금리 변경 방식이 한계가 있다면 공개시장 조작이나 재정정책과 협조해 시장금리를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수단을 중시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정책 수용층은 보이지 않는 기준금리보다 보이는 시장금리에 더 민감한 만큼 수수께끼 현상이 나타나는 여건에서는 시장금리를 직접 조절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최근처럼 물가가 완전히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침체가 우려되면 중앙은행이 단기채를 매도하고 그 대금으로 장기채를 매입하는 B/S(대차대조표)를 조정하거나, 재무부가 단기채 발행을 늘리는 대신 장기채 발행을 줄이는 QRA(분기 국채발행 물량)를 병행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장단기 금리별로 통화정책 목표 간의 인과관계를 검증하면 물가는 단기채 금리, 총수요는 장기채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다섯째, ‘시장과의 교감’이라는 이유로 Fed 의장의 기자회견, Fed 이사의 발언을 통제하는 기간(black out) 해제, 점도표 등을 재점검해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이 이 제도를 도입할 때와 달리 디지털화가 진전되는 여건에서는 시장에 주도권을 빼앗기거나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남라타 너레인과 쿠날 상가니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Fed 의장의 기자회견으로 S&P500지수가 상하로 1%, 시가총액으로는 390조원 이상의 주가 변동이 초래된다고 추정했다. 그들은 종전처럼 비밀의 사원으로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Fed와 Fed 의장의 위상을 높이고 시장을 의도대로 끌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디지털 시대에 통화정책의 유용성을 높이기 위해 경제 예측력 제고, 새로운 통화지표 개발, 대안화폐 활성화에 따른 법화의 통화유통 속도와 통화승수 무력화 방지, 통화정책 관할 범위 확대, 리디노미네이션 단행 여부, 중앙은행 독립성과 중립성 유지 등 다양한 과제가 논의됐다. 잭슨홀 미팅 이후 고민이 더 많아진 한국은행은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첫째, 통화정책의 생명인 ‘선제성(preemptive)’을 잃게 한 평균물가목표제(AIT)를 폐기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물가가 2011년 4월부터 목표선을 벗어나기 시작했는데도 AIT를 도입한 탓에 뒤늦게 금리를 빅스텝(0.5%포인트), 자이언트스탭(0.75%포인트) 올리는 과정에서 경제 주체에게 부담을 줬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 때도 마찬가지다. 2년 전 피벗 필요성이 나온 이후 물가와 고용 지표가 일시적으로 추세를 이탈(head fake)할 때마다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는 AIT 함정에 걸려 이번 미팅에서야 금리를 내릴 뜻을 비쳤다. 통화정책 수단 중 시차가 가장 긴 기준금리 변경 방식에서 AIT가 최대 적이라는 비판은 Fed와 파월 의장에게는 귀에 따가운 지적이다. 둘째,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Fed의 양대 목표인 ‘물가 안정’과 고용 창출’을 수정해야 한다는 요구도 의외로 강했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간 역의 필립스 관계, 실업률과 구인율 간 역의 베버리지 관계가 동시에 흐트러진 상황에서 경기 후행 지표인 실업률을 중시해 기준금리를 변경하면 어떻게 선제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시각에서다.
통화론자를 중심으로 앞으로는 고용 창출을 떼어내 종전처럼 물가 안정을 제1선 목표로 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대 목표를 유지할 경우도 최근처럼 물가가 관리 가능한 디스인플레이션 단계에 들어오면 고용 지표가 경기 침체를 예고하지 않더라도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재조정해야 한다는 시각도 주목된다.
셋째, 일반적 보편적 통화정책 수단을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의외로 공감대가 컸다. 경기순환주기가 짧아지는 ‘단축화(shortening)’ 여건에서는 시차가 1년 이상 긴 기준금리 방식으로 중앙은행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근거에서다. 현재 Fed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와 시장금리 간 체계가 흐트러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준금리 변경 방식을 고수하더라도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마냥 기다리지 말고 중간에 표적변수(proxy)를 설정해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는 조언도 눈길을 끌었다. FFR을 2015년부터 보조지표로 활용해 온 ‘on RRP’(익일환매 금리)로 대체해야 한다는 개선안에는 Fed 인사들이 유난히 큰 관심을 보였다.
넷째, 기준금리 변경 방식이 한계가 있다면 공개시장 조작이나 재정정책과 협조해 시장금리를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수단을 중시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정책 수용층은 보이지 않는 기준금리보다 보이는 시장금리에 더 민감한 만큼 수수께끼 현상이 나타나는 여건에서는 시장금리를 직접 조절하는 것이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최근처럼 물가가 완전히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침체가 우려되면 중앙은행이 단기채를 매도하고 그 대금으로 장기채를 매입하는 B/S(대차대조표)를 조정하거나, 재무부가 단기채 발행을 늘리는 대신 장기채 발행을 줄이는 QRA(분기 국채발행 물량)를 병행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장단기 금리별로 통화정책 목표 간의 인과관계를 검증하면 물가는 단기채 금리, 총수요는 장기채 금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다섯째, ‘시장과의 교감’이라는 이유로 Fed 의장의 기자회견, Fed 이사의 발언을 통제하는 기간(black out) 해제, 점도표 등을 재점검해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이 이 제도를 도입할 때와 달리 디지털화가 진전되는 여건에서는 시장에 주도권을 빼앗기거나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남라타 너레인과 쿠날 상가니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Fed 의장의 기자회견으로 S&P500지수가 상하로 1%, 시가총액으로는 390조원 이상의 주가 변동이 초래된다고 추정했다. 그들은 종전처럼 비밀의 사원으로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Fed와 Fed 의장의 위상을 높이고 시장을 의도대로 끌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디지털 시대에 통화정책의 유용성을 높이기 위해 경제 예측력 제고, 새로운 통화지표 개발, 대안화폐 활성화에 따른 법화의 통화유통 속도와 통화승수 무력화 방지, 통화정책 관할 범위 확대, 리디노미네이션 단행 여부, 중앙은행 독립성과 중립성 유지 등 다양한 과제가 논의됐다. 잭슨홀 미팅 이후 고민이 더 많아진 한국은행은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