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유로 커피 옛말…천정부지 원두값에 저가품 찾는 업체들 [원자재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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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카·로부스타 가격 폭등 여파
운송비 급등, 공급업체 이익 압박
투기 수요까지 겹쳐 커피값 상승 지속
운송비 급등, 공급업체 이익 압박
투기 수요까지 겹쳐 커피값 상승 지속
'커피 강국' 이탈리아에서 맛볼 수 있던 1유로 에스프레소는 이제 옛말이 됐다. 이탈리아 소비자권익보호협회(Assoutenti)에 따르면 이탈리아 도시 전역의 에스프레소 한 잔 평균 가격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15% 상승한 1.2유로로 집계됐다. 커피 원두 가격이 주요 산지의 악천후 영향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4일 커피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기상 악화로 인한 공급 감소 뿐만 아니라 운송 비용 상승 및 투기적 수요도 가세하면서다. 커피 공급 업체들은 이익 감소를 방어하기 위해 더 저렴한 원두를 찾을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런던상품거래소(ICE)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로부스타 커피 선물 가격(9월물)은 지난 23일 기준 전일 대비 4.59% 오른 톤(t)당 5128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가다. 아라비카 커피 선물(12월물)은 1.81% 상승해 1파운드(약 0.45㎏)당 247.3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최근 전 세계 주요 커피 재배 지역인 브라질과 베트남이 이상 기후 현상을 겪으며 커피 작물 수확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브라질에서 발생한 한파로 인해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기상정보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는 브라질 아라비카 작물의 30%를 재배하는 미나스 제라이스 지역에 지난 한 주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으며, 루랄 클리마는 브라질에서는 저온 현상으로 커피 재배 지역이 서리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원두 중 70%는 아라비카 원두다. 세계 최대 로부스타 원두 생산국인 베트남에서 수개월 째 이어지는 가뭄도 커피 공급에는 악재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며 운송 비용이 오른 것도 시장에는 압박으로 작용했다고 FT는 짚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이 계속되며 주요 해운사들은 선박이 아시아와 유럽을 오갈 때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경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인 수에즈 운하 운항 중단이 장기화되며 해상 운임은 연일 오르고 있다.
주요 커피 업체는 이익 감소를 예견하며 더 저렴한 커피 원두를 물색할 전망이다. 안나 만즈 네슬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월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하반기에는 커피와 코코아에 투입되는 비용으로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하반기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예측했다. FT는 커피 공급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원두를 공급받아 이익 감소 압박을 해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찰스 하트 BMI 수석 상품 분석가는 "아라비카 원두 가격이 2021년 중반부터 2023년 초까지 급등하고 로부스타 공급이 충분했을 때 공급자들은 더 저렴한 (로부스타) 원두를 첨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주디 게인스 베테랑 커피 분석가는 FT에 "일반적으로 아라비카 원두와 로부스타 원두의 격차는 가격이 낮을 때만 좁다"며 "이제 가격이 오르면서 공급 업체들은 주로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낮은 등급의 원두를 더 많이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상품 가격 예측 회사인 차이의 공동 창립자 스티브 버틀러는 "가격이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그는 커피 선물 가격이 상승하며 투기 세력을 끌어들였고, 이들은 가격 상승에 계속 베팅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4일 커피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기상 악화로 인한 공급 감소 뿐만 아니라 운송 비용 상승 및 투기적 수요도 가세하면서다. 커피 공급 업체들은 이익 감소를 방어하기 위해 더 저렴한 원두를 찾을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런던상품거래소(ICE)에서 글로벌 벤치마크인 로부스타 커피 선물 가격(9월물)은 지난 23일 기준 전일 대비 4.59% 오른 톤(t)당 5128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가다. 아라비카 커피 선물(12월물)은 1.81% 상승해 1파운드(약 0.45㎏)당 247.3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최근 전 세계 주요 커피 재배 지역인 브라질과 베트남이 이상 기후 현상을 겪으며 커피 작물 수확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브라질에서 발생한 한파로 인해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기상정보업체 소마르 메테오롤로지아는 브라질 아라비카 작물의 30%를 재배하는 미나스 제라이스 지역에 지난 한 주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으며, 루랄 클리마는 브라질에서는 저온 현상으로 커피 재배 지역이 서리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원두 중 70%는 아라비카 원두다. 세계 최대 로부스타 원두 생산국인 베트남에서 수개월 째 이어지는 가뭄도 커피 공급에는 악재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며 운송 비용이 오른 것도 시장에는 압박으로 작용했다고 FT는 짚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이 계속되며 주요 해운사들은 선박이 아시아와 유럽을 오갈 때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대신 남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하는 경로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인 수에즈 운하 운항 중단이 장기화되며 해상 운임은 연일 오르고 있다.
주요 커피 업체는 이익 감소를 예견하며 더 저렴한 커피 원두를 물색할 전망이다. 안나 만즈 네슬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월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하반기에는 커피와 코코아에 투입되는 비용으로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하반기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예측했다. FT는 커피 공급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원두를 공급받아 이익 감소 압박을 해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찰스 하트 BMI 수석 상품 분석가는 "아라비카 원두 가격이 2021년 중반부터 2023년 초까지 급등하고 로부스타 공급이 충분했을 때 공급자들은 더 저렴한 (로부스타) 원두를 첨가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주디 게인스 베테랑 커피 분석가는 FT에 "일반적으로 아라비카 원두와 로부스타 원두의 격차는 가격이 낮을 때만 좁다"며 "이제 가격이 오르면서 공급 업체들은 주로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낮은 등급의 원두를 더 많이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상품 가격 예측 회사인 차이의 공동 창립자 스티브 버틀러는 "가격이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그는 커피 선물 가격이 상승하며 투기 세력을 끌어들였고, 이들은 가격 상승에 계속 베팅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