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폭주 방지 소재 개발한 나노팀…국산 기술로 전기차 화재 막는다
최근 전기자동차에서 잇달아 불이 나며 배터리 화재를 막을 수 있는 소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순식간에 온도가 1000도 이상으로 치솟는 ‘열폭주 현상’은 전기차 안전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나노팀은 2017년 국내 최초로 자동차용 방열 소재(전자제품의 열을 빼주는 소재)를 국산화한 업체다. 같은 해 코나EV에 자사 소재를 적용한 이후 작년까지 현대차·기아에 단독으로 방열 제품을 공급했다.

내년에는 신제품인 열폭주 방지 소재 매출이 발생하면서 회사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윤성 나노팀 대표(사진)는 “내년 출시되는 제네시스 GV90을 시작으로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에 열폭주 차단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열폭주 방지 소재는 기존 방열 소재보다 수익성이 좋아 2026년이면 신제품 매출이 기존 제품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최 대표는 “자동차 한 대에서 방열 소재로 10만원의 매출이 발생한다면 열폭주 차단 패드는 50만원의 매출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열폭주 방지 소재 개발한 나노팀…국산 기술로 전기차 화재 막는다
열관리 소재 사업에 뛰어든 후발 주자가 많아지는 상황에서도 기술 경쟁력으로 시장 우위를 유지하겠다는 게 최 대표의 포부다. 그는 나노팀 제품은 타사 제품 대비 저렴하고 가볍다는 것을 강점으로 꼽았다.

최 대표는 “저가 원재료를 고급 재료로 만드는 표면 처리 기술이 우리의 경쟁력”이라며 “열관리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가볍게 만들 수 있는 원재료 배합 비율도 자체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기술력 강화를 위해 회사는 연구개발(R&D)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대전과 경기 용인시 기흥 연구소에서 일하는 연구 인력은 25명이다. 회사 전체 직원(102명)의 24.5%에 달한다.

화학제품 특성상 다른 업체가 선도 업체의 기술을 베끼기 쉽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화학반응이 일어나면 결과물은 남아도 제품의 제조 과정은 알 수가 없다”며 “경쟁 업체들이 우리 제조 기법을 벤치마킹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이 강한 만큼 회사의 매출 증가 가능성도 크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배터리 화재 사고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나타나고 있지만 개발을 마친 열폭주 차단 소재가 전기차를 내연기관차보다 안전하게 만들어 수요를 다시 견인할 것”이라고 했다.

대전=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