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20대 관객이 오비맥주가 '2024 카스쿨 페스티벌'에서 처음 선보인 '카스 알루 보틀'을 들고 인증샷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김세린 기자
한 20대 관객이 오비맥주가 '2024 카스쿨 페스티벌'에서 처음 선보인 '카스 알루 보틀'을 들고 인증샷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김세린 기자
“패키지가 예뻐서 손이 가네요.”

지난 24일 경기 과천 서울랜드에서 열린 ‘2024 카스쿨 페스티벌’. 1만5000여명이 모인 행사장에선 젊은 성인남녀 여럿이 맥주병을 손에 들고 ‘인증샷’을 찍고 있었다. 오비맥주가 Z세대를 겨냥하고자 패키지를 새롭게 바꾼 ‘카스 알루 보틀(병)’이 주목받은 것이다. 무대에 올라선 가수들도 이 제품을 마시는 모습을 공연 중간중간 선보이면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주류업계가 젊은 소비자 수요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마케팅 경쟁에 나섰다. 오비맥주와 같이 젊은이들이 여러 명 참여하는 행사장에서 신제품을 처음 선보이는가 하면 MZ(밀레니얼+Z)세대가 선호하는 ‘힙’(hip) 한 감성을 담은 팝업스토어를 여는 식이다. 주류 시장 맥주 매출이 점차 쪼그라드는 상황에서도 일부 제품에 주력해 마케팅을 확대하는 추세다.
2024 카스쿨 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이 즐기고 있다. 사진=김세린 기자
2024 카스쿨 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이 즐기고 있다. 사진=김세린 기자
26일 오비맥주에 따르면 이번 카스쿨 페스티벌에서 행사용으로 판매된 카스 알루 보틀은 준비한 수량이 5시간 만에 전량 소진됐다. 회사는 젊은 관객들이 다수 몰릴 것으로 예상된 이번 행사에서 이 제품을 처음 선보이기로 했다. 회사에 따르면 카스쿨 페스티벌 블라인드·얼리버드 티켓은 온라인사이트에서 각각 12초, 3시간 만에 매진되며 수요가 몰렸다.

카스 알루 보틀은 트렌디한 Z세대를 겨냥한 세련된 디자인이 특징. 국내 맥주 브랜드 가운데 알루미늄 병 제품 출시는 카스가 최초다. 알루미늄 병은 소재 특성상 급속 냉각할 수 있어 맥주를 빨리 차갑게 해주는 장점도 있다. 카스는 오는 10월 대형마트 등 가정용 채널에서도 카스 알루 보틀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다.
2024 카스 페스티벌에 참여한 커플이 '카스 알루 보틀'을 들고 인증샷을 촬영한 모습. 사진=오비맥주 제공
2024 카스 페스티벌에 참여한 커플이 '카스 알루 보틀'을 들고 인증샷을 촬영한 모습. 사진=오비맥주 제공
회사는 카스 알루 보틀을 앞세워 본격적인 Z세대 접점 확대에 나설 계획. 오비맥주 관계자는 “많은 소비자가 축제 현장에서 카스 알루 보틀을 즐기고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샷을 업로드했다”며 “페스티벌과 트렌디한 포차 등 힙한 장소를 위주로 공략하면 젊은 소비자 수요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이트진로도 브랜드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나섰다. 지난 2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인천에서 열리는 ‘2024 송도맥주축제’에서 맥주 ‘테라’와 ‘켈리’를 비롯한 하이볼을 맛볼 수 있게 한 것이다. 개인 취향에 맞게 술과 음료·시럽·과일 등 여러 재료를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 트렌드에 따라 소비자 선택 폭도 넓혔다. 사이다(사과 발효주) ‘써머스비 애플’과 ‘써머스비 망고라임’, 스카치 위스키 ‘커티삭’ 하이볼 등을 선보였다.
처음처럼X크러시, 소맥포차 팝업스토어 외관. 사진=롯데칠성제공
처음처럼X크러시, 소맥포차 팝업스토어 외관. 사진=롯데칠성제공
국내외 젊은 층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에 팝업스토어를 여는 사례도 눈에 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날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서울 명동 롯데면세점 쇼룸 ‘나우인명동’에서 ‘처음처럼X크러시, 소맥포차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팝업은 소주 ‘처음처럼’과 맥주 ‘크러시’의 조합을 통해 한국 소맥(소주+맥주) 문화에 기반한 스토리텔링 및 음용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주류 시장 매출이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특히 젊은 층을 공략하려는 흐름이 더 짙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주류 시장 매출은 5∼6% 줄었다. 무더위도 불경기 소비 심리를 이기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을 줄이기보다 확실하게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브랜드에 더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