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공지능 산업의 영향으로 반도체 시장의 판이 뒤집히면서 관련 부품 산업도 발 빠르게 변모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최첨단 기판으로 불리는 'FCBGA'를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상황인데, 삼성과 LG도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전효성 기자입니다.

<기자>

플립 칩 볼그리드 어레이, FCBGA는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불립니다.

말 그대로 칩(Chip)을 뒤집어서(Flip) 기판에 부착하는 방식인데 공 모양의 금속 돌기(Ball)가 칩과 기판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칩과 기판을 바느질한 형태로 연결하는 방식(와이어 본딩)보다 신호 전송 속도는 빠르고 두께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기차와 데이터센터, 최근에는 AI 산업 성장으로 고성능 칩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FCBGA 수요도 덩달아 늘었습니다.

다만, 높은 기술 장벽으로 제품 양산이 가능한 업체는 아직 전세계 10여곳에 불과합니다.

일본(이비덴·신코)과 대만 업체(유니마이크론)가 시장 선두권을, 국내기업(삼성전기·LG이노텍)들은 후발주자로 추격하는 상황입니다.

삼성전기는 지난 2021년부터 FCBGA에 조 단위 투자를 감행하며 기술 격차를 크게 좁혔고, 최근에는 AMD와 서버용 FCBGA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오는 2028년까지 전체 FCBGA 매출 중 고부가(하이엔드) 제품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LG이노텍은 지난 3월 FCBGA와 관련해 빠르면 이번달 중, 늦어도 10월 정도면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경우 후발 주자임에도 해외 경쟁사보다 '전력 효율' 측면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전기를 저장했다가 내보내는 부품인 MLCC를 생산하고 있는데 FCBGA에도 이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반면 FCBGA를 생산하는 일본과 대만 기업들 중 MLCC를 함께 생산하는 기업은 없습니다.

한편, 산업계에서는 FCBGA를 포함한 패키지 기판 시장이 향후 5년간 연 평균 14%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47억달러에서 오는 2028년 67억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


전효성기자 zeon@wowtv.co.kr
삼성·LG 뛰어든 FCBGA 뭐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