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 /사진=김 이사장 인스타그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 /사진=김 이사장 인스타그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을 송금했다. 김희영 이사장 측은 "판결 이행"이라는 입장이지만, 노소영 관장 측은 "일방적인 입금"이라며 불쾌감을 표하고 있다.

김 이사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라움의 박종우 변호사는 26일 노 관장의 개인 계좌로 20억원을 보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과 최 회장이 공동으로 노 관장에게 20억원을 지급하라는 법원의 1심 판결이 나온 지 나흘 만이다.

박 변호사는 "오늘 판결 원리금 송금 직후 제1심 판결에 대한 항소포기서를 법원에 제출했다"며 "이에 따라 오늘 판결 원리금을 직접 노 관장 계좌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전액 변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결 원리금 송금은 항소를 전제로 한 가지급금이 아니라, 판결을 존중하고 이에 따르겠다는 지난번 입장 표명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확정적인 채무 변제금"이라고 덧붙였다.

노 관장의 개인 계좌번호에 대해서는 "노 관장은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 회장의 계좌 거래내역을 증거로 제출한 바 있다"며 "이를 통해 노 관장의 계좌번호를 알게 된 것으로, 판결금 이행에는 관련 법령상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한경DB
최태원 SK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한경DB
앞서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부장판사 이광우)는 지난 22일 노 관장이 김 이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고기일을 열고 "김희영은 최태원과 공동해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 5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0억원과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는데, 이 위자료를 두 사람이 공동으로 지급하라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김희영과 최태원의 부정행위, 혼외자 출산, 일방적 가출, 김희영과 최태원의 공개적 행보 등이 노소영과 최태원의 근본적 신뢰관계를 훼손했다"며 "혼인 파탄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혼인과 가정생활은 헌법에 의해 보장된 것으로 유지를 방해하고 배우자의 권리를 침해해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불법"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의 위자료 송금에 대해 노 관장 측은 "일방적인 입금"이라며 "돈만 주면 그만 아니냐는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노 관장 측 이상원 변호사는 "오늘 아무런 사전 협의 또는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판결금으로 보이는 금원을 입금해 왔다"며 "그 돈이 채무변제금인지 가지급금인지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송금행위는 돈만 주면 그만 아니냐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며 "개인정보 또는 금융정보에 해당하는 계좌번호정보를 어떤 경위로 알게 됐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