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중국산 전기차와 알루미늄, 철강에 대해 신규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캐나다의 이번 조치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한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 동맹국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6일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중국산 전기차에는 100%,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25%의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트뤼도 총리는 "중국이 같은 규칙을 따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우리가 전 세계 다른 경제권과 일치하고 병행해서 실행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측은 해당 문제에 대한 통일된 접근이 우리 모두에게 이롭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관세 조치는 캐나다 당국이 중국산 전기 자동차 및 관련 제품에 대한 공개 협의를 개시한 지 30일 만에 발표됐다. 공개 협의는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지난 6월 중국의 국가 주도적인 자동차 산업 정책으로 자국 업체들이 불공정한 경쟁에 직면해있다는 이유로 관세 조치를 예고하며 시작됐다.

캐나다는 중국을 상대로 높은 관세 장벽을 세우려는 미국 정부의 정책을 의식해 이러한 관세 정책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미국과의 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이 생자크 전 중국 주재 캐나다 대사는 "미국과의 경제적 통합을 생각하면 미국의 입장을 따라야 했다"며 "(캐나다) 수출의 75% 이상이 미국으로 향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캐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차 수입은 2022년 1억 캐나다 달러(982억원)에서 지난해 22억 캐나다 달러(2조1천60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다만 AP통신에 따르면 현재 캐나다로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는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중국 브랜드 전기차는 없다.

앞서 EU는 오는 11월께부터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 최고 46.3%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00%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했으며 이번 주 중으로 최종 시행 계획을 발표할 전망이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