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 한계 극복 통해 청년들에게 '할 수 있다'는 도전의식 고취"
올해 ‘지금, 한 걸음 더’ 캠페인의 단장을 맡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대한민국 홍보대사’로 불린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독도 광고를 낸 것을 시작으로, 동해 표기 바로잡기, 세계 유명 미술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 관철 등 지난 25년 동안 꾸준히 한국 알리기 운동을 했다.

아직 청년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활동하는 서 교수를 지난 2일 서울 봉천동 연구실에서 만났다.

▷한국의 청년을 둘러싼 사회적 경제적 환경이 우울합니다.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취업도 창업도 어려운 시대입니다. 이럴수록 젊은이들은 여유를 갖고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지식과 기술을 쌓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선배, 동료 등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성숙해져야 합니다”

▷교수로서 현장에서 느낀 한국 청년들의 특징과 성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디지털과 스마트 기기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정보를 찾는 능력도 우수합니다. 하지만 사고의 깊이와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디지털시대를 살며 원하는 정보만 접하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 한 걸음 더’ 캠페인 단장으로서 이 행사를 통해 청년들이 어떤 것을 얻을 수 있을까요.

“우선 좋은 습관을 새로 만들어 자신을 변화시키는 기회를 놓치지 말기 바랍니다. 작은 변화가 모여 큰 발전을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는 경험도 중요합니다. 이 경험은 다른 일을 성취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팀을 이뤄 함께 산행하는 것도 의미가 큽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팀원들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청년들은 서로 도움을 주며 같이 나아갈 때 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청년들이 생각에 머물지 않고, 도전하고 실천하는 능력을 키우게 되기를 바랍니다.”

▷한국의 정부와 대학은 우리 청년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창의적 사고와 도전 정신입니다. 우리는 디지털과 인공지능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지식과 정보는 누구든 손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청년들은 스펙과 점수에 매몰되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미래가 불투명한 것입니다. 젊은이들은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기성세대는 청년들이 창의성과 도전 정신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합니다.”

▷여러 활동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2006년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한국어 오디오 서비스를 개설시킨 일이었습니다. 미술관 측에 한국어 안내를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아예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오기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제가 비용을 내겠다는 무모한 제안을 하고 간신히 승낙을 받아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전 가난한 유학생에 불과했습니다. 급히 귀국해서 한국의 기업들을 찾아가 만났지만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6개월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던 중 제 인터뷰 기사가 한 언론에 게재됐고 그걸 본 한 공기업이 지원하겠다는 연락을 해왔습니다.”

▷‘지금, 한 걸음 더’ 캠페인의 발전 방향에 대한 생각을 말씀해 주십시오.

“이 캠페인의 효과가 많이 알려져서, 더 많은 청년들이 ‘지금, 한 걸음 더’ 캠페인에 참여하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기존의 행사에 더해, 청년들의 창의적 사고를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창조성은 미래 개인과 한국 사회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서입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