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도, 자사주 매입도 없다"…핀둬둬 시총 70조 증발 [조아라의 차이나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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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둬둬 해외판 테무. 사진=REUTERS
핀둬둬 해외판 테무. 사진=REUTERS
테무 모기업 PDD홀딩스(핀둬둬)의 주가가 28% 폭락했다. 향후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에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도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여 주가 전망도 암울해지고 있다.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PDD홀딩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26일(현지시간) 28.51% 급락한 1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8년 상장 이후 최대폭의 하락이다. 시가총액이 하루 사이에 550억달러(약 73조원) 증발했다. 지난 10개월간 상승분을 하루 사이 반납했다.

이날 개장전 PDD홀딩스는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 2분기 매출액은 971억위안(약 18조1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증가했으나 시장 기대치를 3% 밑돌았다. 순이익은 344억위안으로 125% 늘었다. 시장 기대치를 14% 웃돌았다. 수치상 실적 개선이 이어졌지만,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31%, 275%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다.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 등으로 중국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실적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천레이 핀둬둬 공동창업자 겸 공동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치열한 경쟁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향후 매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속 가능한 플랫폼의 발전을 위해선 1년간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며 "현 시점에서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부절적하다"고 말했다. 이전과 같은 성장세를 지속하지 어려울 것 같다는 회사 CEO의 발언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핀둬둬는 2015년 설립된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다. '억만장자처럼 쇼핑하기'가 핵심 슬로건이다. 대도시 대신 상대적으로 낙후된 3·4선 도시(인구 100만~500만명 규모 중소도시)에서 공동구매 방식의 초저가 전략으로 급성장했다. 현지에서 인기를 끌자 해외판 테무를 만들어 2022년부터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지난 2월엔 한국 법인을 공식 설립했다. 현재 미주, 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70개국에 진출해 있다.
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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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무는 무료 배송, 무료 반품, 90일 내 환불 보장 정책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입점된 상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환불을 요청할 때 이들에게 적용되는 환불·벌금 정책이 과도하다는 게 주된 이유다. 예컨대 소비자가 신발 사이즈에 문제를 제기할 경우 '불량품'으로 분류돼 1000위안(약 19만원) 이상의 벌금을 부과 받는 식이다. 지난달 말 중국 광저우 본사 앞에서 200여명의 상인들이 모여 단체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400여명의 상인들 대상으로 총 1억4000만위안(약 262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벌금이 부과된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 경기 침체로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상인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주가전망도 암울해지고 있다. 맥쿼리증권은 PDD홀딩스의 투자등급을 '아웃퍼폼'에서 '중립'으로, 목표주가도 기존 220달러에서 126달러로 43% 대폭 하향했다. 실적 개선세가 둔화한 영향을 반영했다. 제프리스 역시 경쟁 심화 및 소비 부진 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종전 193달러에서 151달러로 22% 내려 잡았다.

조아라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