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시총 115배 불어난 이 기업…'에코프로 형제' 제쳤다
제약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이 이차전지 기업 에코프로비엠을 제치고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섰다.

27일 알테오젠은 0.8% 오른 31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6조7418억원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코스닥 시총 1위였던 에코프로비엠은 이날 2.13% 내린 17만100원에 거래됐다. 시총은 알테오젠에 비해 1058억원 적은 16조636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에코프로는 0.69% 내린 8만6600원에 장을 마쳐 코스닥 시총 3위였다.

에코프로비엠은 올들어 주가가 40%, 에코프로는 32.13% 하락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한풀 꺾이면서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시기에 돌입한 영향이다.

반면 올 들어 알테오젠의 주가 상승폭은 244.26%에 달한다. 지난 1월 초 9만1500원이었던 주가가 지난달 말부터는 30만원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시총은 4조7000억원대에서 3.5배가량 커졌다. 2014년 12월 상장 당시 시총(1451억원)과 비교하면 덩치가 115배 이상 불어났다.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전날까지 알테오젠을 약 760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국내 상장주 중 열 번째로 외인 순매수 규모가 큰 종목이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은 약 474억원 규모로 덜어냈다.

알테오젠은 자체 개발한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 ‘ALT-B4’의 기술 수출이 순항 중인 게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히알루로니다제는 사람 피부 속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재조합 효소 단백질로 통증·부종 관리, 보다 빠른 약물 흡수 등에 두루 활용된다. 알테오젠의 ALT-B4는 히알루로니다제를 첨가제로 활용해 정맥주사(IV) 치료제를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꿀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통상 피하주사가 정맥주사에 비해 쉽게 주사할 수 있고 별도 장비가 필요하지 않아 환자들이 더 선호한다.

알테오젠은 대형 제약사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제품에 대해 ALT-B4를 적용하는 기술 수출을 올초 성사한 등 글로벌 기업 세 곳에 기술이전을 한 상태다. 이를 통해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와 매출 대비 로열티를 받는다. 알테오젠은 이달 들어선 ALT-B4 제조방법과 물질에 대해 미국 특허 등록결정을 받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가 장중 100만5000원까지 올랐다. 삼바 주가가 장중 100만원을 넘긴 것은 2021년 8월23일 종가 100만9000원을 기록한 이후 3년 만이다. 삼바는 장 후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전일 대비 1.14% 오른 97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주 매수세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적 기대감과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겹친 까닭에서다. 통상 바이오기업이 신약 하나를 시장에 내놓기까지는 1조5000억원가량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판 돌입 이후 마케팅에도 비슷한 규모만큼의 투자금이 들어간다. 신약 한 개 출시에 약 3조원이 소요된다는 얘기다. 금리가 내리면 그만큼 기업의 자금 조달이 용이해져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섹터는 대규모 장기투자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자본비용을 결정하는 금리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주요 기업 실적 개선 조건이 갖춰진 만큼 금리 인하로 인한 상승 동력까지 더해지면 제약·바이오섹터가 강력하게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