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과 정부가 손잡고 전기차 등에 쓰이는 전력 반도체 성능을 높이는 차세대 소재 공급망을 구축한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 소재 업체 레조낙은 약 300억엔을 투자해 야마가타현 공장 등에 탄화규소(SiC) 기판 생산라인을 신설할 예정이다. 2027년부터 양산한다는 목표다. 경제산업성도 최대 103억엔을 보조하기로 했다.

영국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력 반도체 세계 점유율 상위 10개 업체 중 일본 회사는 미쓰비시전기 등 4곳에 달한다. 소재도 현재 주류인 실리콘 기판에서 신에쓰화학 등 일본 업체의 세계 점유율이 약 50%로 높다.

최근엔 실리콘을 대신해 탄소와 실리콘을 결합한 SiC 기판 수요가 늘고 있다. SiC 기판을 사용한 전력 반도체는 전력 변환 효율이 높다. 전기차, 데이터센터 등에 필요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어 향후 성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일본 반도체업계는 SiC 기판의 9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력 반도체는 일본이 강세지만 차세대 소재는 뒤처져 있다”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민관 합동으로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일본 반도체 소재 회사 옥사이드는 지난 3월 야마나시현에 수십억엔을 투자해 SiC 기판 양산 라인을 신설했다. 전력 반도체를 만드는 일본 롬은 SiC 기판의 내재화를 추진한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기업은 SiC로 만든 전력 반도체와 관련해 연구개발에서 앞서 있지만 양산은 해외 업체에 밀린다”고 지적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