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고점 논란 속에 SK하이닉스에 대한 증권가의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에 이어 국내 증권사도 목표주가를 내렸다.

27일 BNK투자증권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로 SK하이닉스 주가의 단기 모멘텀(상승 탄력)이 사라졌다며 목표주가를 25만원에서 23만원으로 조정했다.

BNK투자증권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인 블랙웰에 사용될 고대역폭메모리(HBM) 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블랙웰 B100과 B200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 2개와 8단 HBM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돼 왔다. 8단 HBM을 최대 8개 연결한다. 메모리 용량은 192기가바이트(GB)다. 그러나 B100과 B200이 전력을 과소비한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12단 HBM을 4개 연결하는 B200A(144GB)가 대체 출시될 것으로 BNK투자증권은 예상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HBM이 사실상 줄어드는 것”이라며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AI 관련주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BNK투자증권은 낸드 메모리 반도체 업황도 ‘피크아웃’(고점 기록 후 상승세 둔화)하고 연말부터 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HBM과 고용량 D램 시장 성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하 이후 경기 연착륙 기대가 커지면 주가는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