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없는 스펙에 힘빼지 말고 자신만의 경력 로드맵 세워야"
“실제 업무 및 직무에 필요한 능력보다 과도한 능력이나 자격을 요구하는 ‘오버스펙’은 기업과 구직자 모두에게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게 합니다.”

김진실 한국스킬문화연구원 원장(사진)은 27일 “원하는 기업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직무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합한 능력·자격을 구비하는 데 집중하는 ‘온스펙’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6월 재단법인 교육의봄이 취업준비생 50명과 인사담당자 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취준생은 스펙을 쌓기 위해 월 43만5000원을 들이고 평균적으로 15개월의 휴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애써 쌓은 해외 경험, 영어 성적, 수상 경험 등의 스펙이 입사 후 도움이 안 된다는 반응이 많았다. 취업을 위한 오버스펙이 사회적 비용 낭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 원장은 기업에 무분별한 스펙 열거를 조장하는 입사지원서 항목을 ‘효율화’할 것을 주문했다. 김 원장은 “구직 직무가 아닌, 스펙 중심의 입사지원서 기재 항목이 오버스펙을 조장한다”며 “철저히 직무 능력을 검증하는 데 최적화된 지원서 양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취준생에겐 자신만의 취업 성공 로드맵을 짜는 방안이 효과적이라고 했다. 김 원장은 “직무능력이 부족할 경우 중소기업에서 강소기업, 대기업에서 창업까지 이어지는 ‘경력 개발 계획’을 마련해 실천하는 방안도 있다”며 “본인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면 취업 과정에서 벌어지는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학위-교육훈련-자격-경력이 연계돼 활용되는 산업별 역량체계(SQF) 구축이 필요하다는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능력 중심 사회는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특정 분야에서 직무능력을 키워 전문가로 성장하고 제대로 보상받고 대우받는 사회”라며 “학력뿐만 아니라 자격이나 경력도 학력에 상응해 인정받게 해주는 사회적 인프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국가직무능력표준원장을 지낸 김 원장은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획운영단장 등을 거친 취업·직업능력개발 전문가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