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와 독일 BMW가 수소차 동맹을 맺는다. 도요타가 수소탱크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BMW는 수소차를 양산할 계획이다. 성장세가 둔화하는 전기차에만 매달리지 않고 수소차까지 차세대 친환경차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수소차 세계 1위 현대자동차에 도전장을 내민 모습이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와 BMW는 연료전지차(FCV) 시장 선점을 위해 전면 제휴하기로 했다. 다음달 3일 업무협약(MOU)을 맺고 5일 협약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수소와 산소의 반응으로 발생한 전기로 움직이는 수소차는 운행 때 물만 배출해 ‘궁극의 친환경차’로 꼽힌다.

도요타는 BMW가 생산할 수소차에 수소탱크, 연료전지 등 핵심 부품을 전면 공급할 계획이다. 구동 시스템 등은 BMW가 맡는다. 도요타와 BMW는 2012년부터 수소차 분야에서 협력했다. 그동안에는 도요타가 연료전지 부품인 셀만 공급했다. 도요타는 2014년 수소차 ‘미라이’를 내놓고 현대차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BMW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5’를 기반으로 수소차 ‘iX5 하이드로젠’을 개발하고 있다. 2개의 수소탱크에 총 6㎏의 수소를 충전할 수 있는 차량이다. 충전 시간은 3~4분에 불과하며 한 번 충전하면 500㎞ 이상 달릴 수 있다. 도요타의 수소 시스템을 도입해 비용을 줄이고 수년 내 판매를 시작하겠다는 목표다.

양사는 유럽 내 수소 인프라 구축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 내 전기차 충전소는 작년 말 기준 63만여 곳에 달하는데, 수소 충전소는 270곳에 불과하다.

도요타 미라이는 가격이 700만엔을 넘는다. 니혼게이자이는 “도요타와 BMW는 수소차 가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소 관련 시스템의 핵심 부품을 공통화해 가격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김진원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