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마트 용산점에 추석 선물세트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이솔 기자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 추석 선물세트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이솔 기자
주부 백모 씨(42)는 추석을 맞아 마트에서 시댁과 친정 부모에게 드릴 선물을 구매했다. 그는 "생활용품보단 과일 선물이 나은 것 같다. 물가가 많이 올라 소비를 줄였던 과일을 가족들에게 주려고 선물세트 4개를 저렴하게 구매했다”고 말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다가오는 추석을 앞두고 대형마트에서 저렴하게 묶어 내놓은 추석 선물세트가 잘 팔리고 있다. 고물가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상품을 찾는 이들이 몰리면서다.

이마트는 사전 기획 및 통합 대량 매입 등을 통해 판매가격을 동결하거나 낮춘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늘었다. 특히 과일, 수산물 등 식자재 선물세트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황이 좋아져 가격이 안정화된 사과 선물세트 매출이 늘었다. 이마트가 올해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1차 기간인 지난 2~23일 매출을 집계한 결과 사과 세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5% 뛰었다. 사과, 배 등 여러 과일이 혼합된 ‘과일 혼합 세트’도 25.6%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햇과일 출하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이상 기후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가격이 급등했던 ‘금사과’는 썸머킹 10kg 기준 가락시장 도매가가 전년 대비 3.8% 하락했다. 이 기간 출하량은 42% 늘어나며 수급이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작황이 개선됐고 사전에 산지와 계약을 맺어 트레이더스·에브리데이 통합 매입으로 가격을 낮춰 선물 세트를 선보였다는 설명이다. 유명산지 사과세트(사과 3.9kg) 가격을 지난해보다 17%가량 인하하는 등 주력세트 가격을 평균 10% 내렸다.

롯데마트도 지난 추석과 비교해 3만원대 이하 가성비 과일 선물 세트 품목을 30% 이상, 준비 물량도 20%가량 늘렸다.

이마트에선 올해 원초 가격이 급등해 가격이 크게 올랐던 김 선물 세트 매출도 전년 대비 36.3% 늘었다. 역시 트레이더스와 통합매입을 진행해 가격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판매한다고 회사 측은 귀띔했다.

수산 선물세트도 잘 나갔다. 이마트에 따르면 가성비를 내세운 6만원대 ‘특선 제주옥돔세트’는 20일 만에 1000세트 팔려나갔다. 지난해 추석 일반 옥돔 세트 가격이 13만원대였던것을 것을 고려하면 반값 수준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급 생선 옥돔임에도 저렴한 가격에 8마리나 들어있는 신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마트는 고물가 속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전략이 통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진일 이마트 마케팅 담당은 “고물가 시대에 가격은 물론 품질까지 만족시키는 선물 세트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올해 추석 남은 기간 다양한 고객 혜택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