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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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후배가 대답할 때 하트를 맨끝에 하나씩 가끔 보내는데 이거 저한테 호감있어서 그런걸로 생각해도 될까요?"

직장인 3분의 1은 고객사와 업무 대화 시에도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로 인해 직장 내 위와 같은 오해가 싹트기도 한다.

글로벌 온라인 영어 과외 플랫폼 프레플리(Preply)가 28일 한국인의 직장 내 이모티콘 사용 실태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부터 Z세대까지의 국내 직장인 1122명 중 약 60%가 근무 중 이모티콘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또한 이들의 절반 이상(51.64%)은 이모티콘을 ‘자주’ 사용한다고 밝혔으며 남성보다는 여성, X세대 혹은 베이비붐 세대보다는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1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세대)의 이모티콘 사용 비율이 더 높았다.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대상으로는 역시 ‘동료’로 답한 이가 전체의 89.85%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32%의 응답자가 ‘고객’이라고 답변하며 ‘상사’(30.60%) 혹은 ‘대표’(24.03%)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직장에서 이모티콘을 사용하는 이유로는 ‘감정 혹은 표정을 시각화하기 위해’(58.21%), ‘이모티콘이 글보다 많은 것을 말해주기 때문에’(40.45%), ‘이모티콘을 사용해 내가 말하는 것의 이해를 돕기 위해’(25.97%) 등 비대면 소통 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을 바탕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함이라는 답변들이 1위와 2위 그리고 5위를 차지했다. 3위와 4위에는 ‘동료 또는 상사에게/와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가까워지기 위해서’(33.43%/26.57%)가 올랐다.

한편 Z세대의 경우 해당 답변을 선택한 비율이 28.99% 및 15.94%로, 다른 세대에 비해 동료 또는 상사와의 관계 형성을 위한 이모티콘 사용 경험이 비교적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이모티콘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약 40%의 응답자들에게 그 이유를 묻자 절반 정도가 ‘이모티콘은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42.50%의 여성과 55.81%의 Z세대는 ‘신중하지 않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이모티콘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모티콘 사용 비율이 가장 높은 두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여성과 Z세대 중 일부는 잦은 이모티콘 사용에 따른 부작용을 인지하고 경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K-직장인의 필수 이모티콘은 ‘엄지 척’이었다. 무언가를 동의하거나 공유된 내용에 대해 확인했다는 긍정의 의미로 사용되는 ‘엄지 척’은 국내에서 오해 발생의 여지가 비교적 적은 직관적인 이모티콘이다.

미국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타인의 이모티콘 사용 의미를 몰라 당황한 적이 있는 사람은 78%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3명 중 1명은 이모티콘의 해석을 잘못해서 불쾌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모티콘은 선택의 범위가 넓은 동시에 해석에 있어 정답이 없기 때문에 텍스트보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여지가 많다. 실제로 응답자들을 통해 이모티콘과 관련한 직장에서의 일화를 수집한 결과, ‘동료가 보낸 이모티콘의 의미를 몰라서 물어봐야 했다’, ‘잘못된 이모티콘을 보내 오해받았다’, ‘동료에게 보내야 될 이모티콘을 상사에게 잘못 보냈다’는 물론, ‘하트 이모티콘을 보냈더니 상대가 이를 이성적 호감이라고 받아들였다’ 등이 웃지 못할 대표적인 해프닝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거절하기 어려운 부탁을 받은 상황에서 이모티콘을 사용해 거절한 경험이 있냐고 묻는 말에 대해 응답자의 약 65%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이때 ‘기도’(28.51%), ‘크게 우는 얼굴’(27.82%), ‘탄원하는 얼굴’(21.84%) 등을 가장 자주 사용한다고 밝혔다. 동일한 상황에 대해 연령이 낮은 Z세대가 다른 세대보다 이모티콘을 사용한다는 비율이 더 높았고(75.36%), 거절 시 사용하는 이모티콘으로는 ‘탄원하는 얼굴’이 46.15%로 1위를 차지했다.

프레플리는 전 세계인들의 소통에 대한 고찰의 일환으로 다양하고 흥미로운 설문 조사를 실시, 발표하고 있다. 해당 설문은 하이브리드 업무 형태로 인해 활성화된 비대면 소통 과정에서 텍스트와 함께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이모티콘의 사용 현황과 직장 내 세대별 이모티콘 사용 방식의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전문 설문 조사기관 센서스와이드(Censuswide)와 함께 진행됐다. 프레플리는 현재 180개국 3만 2천 명 이상의 튜터로부터 50개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온라인 화상 교육 플랫폼이다. 또 AI가 학생의 예산, 일정 및 조건에 맞춰 튜터를 매칭, 맞춤형 개인지도 플랜을 제공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