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예수가 록 음악을 부르는 문제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돌아온다
예수 그리스도가 신에게 삿대질하며 분노한다. 죽음이 두려워 몸서리치고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지른다. 예수의 인간적인 고뇌를 록 음악으로 표현한 문제작,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가 개막한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오는 11월부터 서울 신사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 무대에 오른다. 2022년 공연 이후 2년 만에 열리는 이번 공연으로 6번째 시즌을 맞는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캣츠>, <오페라의 유령>을 만든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를 세계에 알린 초기 작품이다. 그가 아직 20대의 어린 작곡가였던 1971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후 전 세계적으로 인기 끌어 50년간 꾸준히 공연해온 록 오페라 뮤지컬이다.

이 작품이 탄생한 1960~70년대는 '록의 황금기'로 불리는 시기다. 비틀스와 엘비스 프레슬리를 필두로 로큰롤과 하드 록이 유행하며 반항과 저항을 상징하던 시절이었다. 웨버는 록 음악의 저항 정신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속 예수에 담았다.
'인간' 예수가 록 음악을 부르는 문제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돌아온다
작품은 성경 속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십자가형을 당하기 전 일주일간의 이야기를 다룬다. 예수를 수퍼스타, 그를 따르는 12제자를 수퍼스타의 추종자로 묘사해 예수를 인간적인 존재로 묘사한다. 당시에는 뮤지컬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록 음악을 사용한 데다가, 배신의 대명사인 제자 유다의 시선으로 예수를 바라본 파격적인 작품이었다. 작품이 공개되자 '신성모독'이라는 비판이 나오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동시에 '혁명적인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인기를 끌기 시작해 현재는 뮤지컬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고전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 무대에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오른 작품이다. 무려 44년 전인 1980년 초연 무대에 올랐다. 당시 공연은 공식 라이선스 없이 제작한 '해적판' 공연이었다. 아직 뮤지컬 시장과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자리 잡기 전이었던 1980~90년대까지는 책방에서 해외 뮤지컬의 악보와 대본을 사서 번역해 따라 만든 무허가 공연이 많던 시절이었다. 극단 현대극장이 <슈퍼스타 예수 그리스도>라는 제목으로 공연한 이 작품에는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이 '빌라도' 역을 맡았다.

공식 초연은 2004년에서야 막을 올렸다. 국내 뮤지컬 제작사 에스앤코(당시 설앤컴퍼니)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정식으로 계약을 맺었다. 주인공 예수 역은 가수 박완규, 유다는 JK김동욱이 연기했다. 초연 후에 꾸준히 공연해 마이클 리, 최재림, 정선아, 강필석 등 굵직한 뮤지컬 배우들과 윤도현, 김종서, 이혁 등 수준급 락커들이 참여했다.
'인간' 예수가 록 음악을 부르는 문제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돌아온다
이번 공연에는 2013년부터 예수 역을 맡아온 마이클 리와 박은태가 이번에도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예수를 배신하는 제자 유다는 한지상, 윤형렬, 백형훈이 분한다. 공연은 오는 11월 7일부터 2025년 1월 12일까지 열린다.

구교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