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 이유로 한국도 20% 미만의 우라늄 농축이 필요합니다. 2030년 대가 되면 한국의 원자력발전소가 30기가 넘어가는데, 이정도면 상업적인 농축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선 국회 '무궁화포럼'이 '원자력 강국의 길과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조찬 강연토론회를 열었다. 무궁화포럼은 한국의 핵무장 잠재력 방안을 모색하고 관련 입법과 정책 개발을 찾기 위해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 주도로 창립된 모임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특강에 나선 황 사장은 소형모듈원자로(SMR)·원전 수소 등을 미래 한국의 먹거리 산업으로 제시하면서 "유럽의 릴레이 신규 원전 발주가 예상되는 향후 2~4년이 (원전 수출의) 골든타임"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에 가동되는 약 3만개의 석탄화력발전소 중 노후화된 10%(약 3000개)가 교체될 예정인데, 이 물량은 2030년 대 초반까지 SMR로 교체될 수밖에 없다는 게 황 사장의 예상이다. 황 사장은 "미국의 경우 370개의 화력 발전소 중 300개 이상을 교체할 수 있고, 한국도 2037~2038년까지 12개의 화력 발전소가 퇴출된다"고 예상했다.

원전 수요는 크게 늘어날 예정인데 한국의 이른바 '우라늄 안보'는 원전 선진국들에 비해 크게 미흡한 형편이다. 우라늄 광석을 채굴 정련하는 과정부터 변환 및 농축, 성형가공(농축 우라늄을 원전에 맞게 가공)에 이르는 원전 연료 수급 과정에서 한국은 성형가공을 뺀 나머지 연료 수급 밸류 체인을 100%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황 사장은 "러시아가 세계 농축 우라늄 공급의 50% 정도를 차지했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유럽이 러시아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며 "한국도 30% 정도 러시아에 의존했었는데 비중을 줄이는 추세"라고 했다.

현재 대형 원전 가동에는 농축도 5% 미만의 저농축 우라늄이 사용되고 있다. 향후 SMR 등 차세대 원전의 활성화를 위해 농축도 20% 미만 핵연료인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이 필요하단 설명이다. 황 사장은 "SMR은 원자로가 작아 농축 우라늄을 쓰지 않으면 쓰레기 발생량이 많고 경제성이 없다"며 "해외에서 HALEU를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사용후 핵연료' 처리 문제도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은 사용후 핵연료를 20년 이상 해외에 위탁해 재처리했고, 8t 이상의 플루토늄을 갖고 있다"며 "한국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위탁재처리, 파이로프로세싱 등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이로프로세싱은 한 번 썼던 핵연료를 이용해 다시 전기를 만드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기술이다. 사용후 핵연료를 몇 번이고 재활용해 핵연료를 만들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