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서 잡힌 텔레그램 CEO, 과거 마크롱과 식사
프랑스에서 불법 콘텐츠 방치 혐의로 체포된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가 6년 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식사를 한 적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텔레그램에서 아동 포르노, 마약 밀매 등 각종 범죄가 확산하는 것을 방치한 혐의로 지난 24일 체포된 두로프가 6년 전인 2018년 프랑스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점심을 먹으며 텔레그램을 파리로 옮기라는 권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두로프는 당시 이 제안을 거절했다. 당시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두로프에게 프랑스 시민권을 주는 것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WSJ은 두로프와 각국 정부 사이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서도 짚었다.

프랑스 정보요원들은 2017년 아랍에미리트(UAE)와 합동으로 두로프의 아이폰을 해킹했다. 프랑스 보안당국은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가 텔레그램으로 전사를 모집하고 공격을 계획하는 것을 우려했다고 WSJ은 전했다.

하지만 프랑스와 UAE는 2021년 두로프에게 시민권을 줬다. UAE는 텔레그램에 7천500만달러(약 1천5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그는 올해 미국 폭스 뉴스 진행자에게 자신이 미국도 여러 번 여행한 적이 있으며, 자신의 협조를 요구한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공항 등에서 자신을 항상 환영해준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사업을 시작한 두로프는 러시아에서도 통제 시도에 시달렸다.

그는 2006년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프콘탁테(VK)를 개발했는데, 반체제 운동가들이 VK를 대규모 시위 조직 등에 유용하게 사용하자 러시아 정부는 사용자 정보를 요구했다.

이를 거부한 두로프는 결국 회사 지분을 매각하고 2014년 러시아를 떠났고, 두바이에서 텔레그램을 설립했다.

WSJ은 프랑스의 강경 노선이 유럽에서 대형 온라인 플랫폼의 사회적 해악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서는 올해 가짜뉴스, 반유대주의, 인종차별, 불법 상거래 등의 콘텐츠를 근절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이 당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이 통과됐다.

유럽연합(EU)은 작년 8월 월간 이용자 수가 4천500만명 이상인 초대형 플랫폼에 가짜·유해 콘텐츠 확산 방지를 위한 엄격한 의무를 부여하고, 위반 시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이 부과하는 법을 도입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