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롯데마트 웨스트레이크점에 롯데마트·슈퍼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이 진열돼 있다.  /롯데유통군 제공
베트남 하노이 롯데마트 웨스트레이크점에 롯데마트·슈퍼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이 진열돼 있다. /롯데유통군 제공
성장 정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형마트업계가 자체브랜드(PB) 상품 수출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롯데마트·슈퍼는 싱가포르 최대 유통업체 NTUC 페어프라이스와 PB인 ‘오늘좋은’과 ‘요리하다’ 상품을 공급·판매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페어프라이스는 싱가포르에서 161개 슈퍼마켓과 184개 편의점 등을 운영하는 현지 최대 유통사다. 협약에 따라 롯데마트·슈퍼는 내년 상반기 페어프라이스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하기로 했다. 떡볶이와 김밥, 치킨 등을 즉석에서 조리해 판매하는 ‘요리하다 키친’ 등이 들어갈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롯데그룹 내 유통사업을 총괄하는 김상현 부회장과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 부회장은 2021년 롯데그룹에 합류하기 직전 4년간 DFI리테일그룹 등 싱가포르 유통사에서 근무해 현지 사정에 밝다. 김 부회장은 “싱가포르 진출을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K푸드를 알리고, 향후 북미와 유럽 등 다양한 권역으로 PB 수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슈퍼가 해외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국내 시장의 성장 정체 때문이다. 롯데마트·슈퍼의 국내 매출은 지난해 5조5877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쿠팡 등 온라인 쇼핑에 시장 일부를 내준 데다 소비 트렌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한 영향이다.

롯데마트·슈퍼는 이에 따라 성장성이 큰 PB 상품 수출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베트남, 몽골, 호주, 인도네시아 등 12개국에 상품을 수출 중인데, 이번 싱가포르 진출은 단순 상품 수출이 아니라 매장도 함께 연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마트업계 1위 이마트는 2016년부터 PB ‘노브랜드’ 상품을 해외 현지 매장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노브랜드 상품이 수출되는 국가는 19개에 이른다. 올해 말에는 라오스에 첫 노브랜드 전문점을 연다.

편의점도 PB 상품 수출에 적극적이다. CU는 미국 중국 영국 등 20여 개국에 라면, 과자 등 PB 상품을 수출했다. 올해 수출 목표액은 1000만달러에 이른다. GS25도 33개국에 700여 개 PB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미국, 대만, 말레이시아에 PB 과자, 김 등을 수출하고 있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