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대표 "HBM 성장세 한풀 꺾여…다음 테마는 장비주"
“다시 반도체 미세공정 장비주의 시간입니다.”

안정환 인터레이스자산운용 대표(사진)는 28일 인터뷰에서 “상반기에 고대역폭메모리(HBM) 테마 상승이 너무 가팔랐다”며 “시장 대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삼성전자 관련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1999년부터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현 LS증권) 등을 거친 26년차 주식 전문가다. 지난해 BNK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에서 물러나 인터레이스자산운용을 설립했다.

그는 HBM 테마가 주춤하면서 TSMC와 삼성전자의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 개발 경쟁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가 필연적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그간 주가가 짓눌려온 반도체 전공정 업체와 극자외선(EUV) 장비 부품사엔 우호적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플라스마화학기상증착장치(PECVD)를 만드는 테스, 펠리클(포토마스크 보호막) 업체 에프에스티 등이 관련주로 꼽힌다.

최근 투자자 관심이 쏠리는 바이오주도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안 대표는 “단순히 금리가 내려서 좋아진다는 의미가 아니다”며 “미·중 무역 갈등으로 국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관련 업체들이 장기적이고 중차대한 변화에 놓인 상태”라고 짚었다. 최근 미국 하원이 중국 바이오기업을 겨냥한 ‘생물보안법’을 통과시킬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 법안의 반사이익 대표주로 언급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년 만에 주가가 장중 1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4월 연저점(17만1000원)에서 17.84% 반등했다.

국내 대형 제약주의 기술 도약도 높게 평가했다. 지난 21일 국산 항암제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얻어낸 유한양행은 이날 역대 최고 종가(13만5500원)에 도달했다. 대웅제약, GC녹십자 등도 올해 하반기 들어 주가가 45.41~48.29% 상승했다.

안 대표는 “대형 제약사는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한 상태로 신약에 도전하고 있어 주가 급락 리스크가 작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