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3년 전 자국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 이어 파리올림픽에서도 종합 3위(금 20, 은 12, 동 13)에 올랐다. 1996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유도 종목에서만 금메달 3개(23위)를 딴 일본은 30년 만에 세계 3위 스포츠 강국으로 성장했다.

일본은 기초 종목뿐만 아니라 신설 종목 등 16개의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을 수확했다. 고대 올림픽 5종 경기 중 하나인 레슬링에서 금메달 8개를 땄고 기계체조에서도 금메달 3개가 나왔다.

여자 육상 트랙&필드 종목에서는 기타구치 하루카가 창던지기로 올림픽 최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울러 도쿄 대회 때 신설된 스케이트보드에서 금메달 2개를, 이번에 첫선을 보인 브레이킹에서도 금메달 1개를 챙겼다.

일본의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애틀랜타 쇼크’ 이후 엘리트 체육 육성의 필요성을 절감한 일본은 2001년 일본국립스포츠과학센터(JISS)를 설립했다. 스포츠에 과학기술을 접목해 체계적으로 엘리트 선수를 육성하고자 하는 계획이었다. 아울러 도쿄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2011년 스포츠기본법을 제정해 5년 단위 계획을 통해 경기력 강화에 나섰다. 2015년엔 문부과학성 산하 스포츠청소년국을 스포츠청으로 승격해 엘리트 체육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2024년 일본 스포츠청의 예산은 361억엔(약 3330억원)인데 이 가운데 엘리트 스포츠 관련 예산으로 43% 이상을 배정했다.

일본의 탄탄한 학교 체육과 생활 체육 기반에 엘리트 육성 정책이 더해지니 시너지가 났다. 일본은 1980년대 중반부터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클럽을 꾸려 스포츠 저변을 넓혔다.

박성희 한국외국어대 글로벌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당장 한 명의 스타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 한국 엘리트 체육 정책에 개혁이 필요하다”며 “일본처럼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종목별 클럽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생활 체육에서 엘리트 체육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