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일제 식민 지배 역사를 옹호하거나 정당화하는 주장을 하면 정무직 공무원 임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한다. 국무총리 산하에 별도의 위원회를 두고, 이 위원회가 공직 후보자의 ‘역사 왜곡행위’ 여부를 심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철 지난 사상 검증”이라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민주당은 28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김용만 의원이 대표 발의한 ‘헌법부정 및 역사 왜곡행위자 공직 임용 금지 특별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초선인 김 의원은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로, 22대 총선을 앞두고 영입 인재로 민주당에 들어왔다. 김 의원은 “역사 왜곡 발언 자체만 가지고 평가한다기보다 개인의 역사관, 국가관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법안은 역사 왜곡행위를 크게 네 가지로 분류했다. 친일반민족행위 또는 일제의 침략전쟁 및 전쟁범죄를 미화·정당화해 유포하거나 일제 침탈에 항거한 독립운동행위를 비방하면 역사 왜곡행위로 봤다. 독도 영유권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헌법 규정을 잘못 기재하거나 누락해 유포하는 행위도 역사 왜곡행위에 포함된다.

이런 행위를 했는지는 총리 산하 ‘헌법부정·역사왜곡방지위원회’가 심사하도록 했다. 정무직 공직 후보자가 역사 왜곡행위를 했다고 위원회가 판단하면 정부는 임명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위원회 결정을 따르지 않고 임명하려면 국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법안에 따르면 위원 총 11명 중 대통령이 3명을 임명하고 대법원장이 3명, 국회가 5명을 지명할 수 있도록 했다.

민주당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의 역사관 논란을 고리로 연일 여권을 향한 ‘친일몰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SNS에 ‘밀정을 임명한 자가 밀정이다. 신친일파 척결! 뉴라이트 거부!’라고 적힌 피켓을 든 사진을 게재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