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유전폐쇄·중동 긴장에도 유가 박스권…WTI 이틀 연속 하락 [오늘의 유가]
리비아 유전 폐쇄, 중동 전쟁 등 원유 공급에 영향을 줄 만한 위험 요인들이 해결되지 않았지만 국제 유가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주요 원유 수입국의 경제 둔화를 우려하는 심리가 반영되며 2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01달러(1.34%) 하락한 배럴당 74.52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10월물) 가격은 0.90달러(1.13%) 내린 배럴당 78.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주 초반(26일) 원유 시장에서는 리비아가 내정 갈등으로 원유 생산을 중단한다고 전날 공표한 영향으로 하루 만에 WTI와 브렌트유가 각각 3% 이상 급등했다. 리비아는 하루 약 12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세계 시장에 일 100만 배럴 이상의 원유를 수출한다. 상당 부분을 유럽 국가가 수입하는데, 리비아가 원유 생산을 멈추면 미국산 원유가 품귀일 것으로 시장은 전망했다.

하지만 리비아의 유전 폐쇄 여파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면서 유가는 최근 급등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틀 연속 하락한 국제 유가는 지난 23일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조반니 스타우노보 UBS 상품 분석가는 “리비아 사태로 원유 공급이 줄어들면서 시장은 더 타이트해질 것”이라면서도 “투자자들은 먼저 리비아 원유 수출량이 감소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실제 영향을 확인하기 전까지 가격 움직임은 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미국 LA의 한 정유소(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LA의 한 정유소(사진=로이터연합뉴스)
수요 측면에서는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 데이터가 유가에 하방 압력을 넣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8월 19~23일) 미국의 상업용 원유 재고는 직전 주 대비 84만6000 배럴 감소해 4억2520만배럴에 그쳤다. 로이터가 취합한 전문가 예상치(230만배럴 감소)보다 감소 폭이 적었다. 생각보다 수요가 부진했다는 의미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 수요 우려가 원유 가격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아마프리트 싱 바클레이즈 에너지 분석가는 보고서에서 “중국 내 수요는 여전히 약하고 하반기 반등 시작에 대한 확실한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