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협조 요청으로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던 기업들이 추석을 앞두고 가공식품 가격을 인상한다./ 사진=뉴스1
정부의 협조 요청으로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던 기업들이 추석을 앞두고 가공식품 가격을 인상한다./ 사진=뉴스1
추석을 약 보름 앞두고 식품·외식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지출이 늘어나는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가격 인상이 이어지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9일 식품·외식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오는 30일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을 10~20% 인상한다.

순후추(50g)는 4845원에서 5560원으로 15% 오르고, 토마토케첩(300g)은 1980원에서 2100원으로 6% 인상된다.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3분카레, 3분 쇠고기카레·짜장 가격은 현재 2000원에서 다음 달 1일부터 2200원으로 10% 오른다.

대상도 오는 9월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포장김치인 '종가집 맛김치' 가격을 최대 12.3% 인상한다. 종가 맛김치 50g은 1000원에서 1100원으로, 80g짜리 제품은 1500원에서 1600원으로 각각 10%, 7% 올린다.

대상 관계자는 "그동안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을 자제했지만 누적된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협조 요청으로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던 기업들이 추석을 앞두고 가공식품 가격을 인상한다./ 사진=뉴스1
정부의 협조 요청으로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던 기업들이 추석을 앞두고 가공식품 가격을 인상한다./ 사진=뉴스1
CJ제일제당은 냉장 가정간편식(HMR) '햇반컵반' 제품 중 4종을 리뉴얼(새 단장)하면서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흰쌀 햇반을 현미 햇반으로 바꾸면서 편의점 판매가를 4800원으로 600원(14%) 올렸다. 국순당도 백세주를 4년 만에 리뉴얼하고 375㎖ 기준 출고가를 9% 올린다.

매일유업은 이달부터 유제품과 컵 커피, 주스류 제품 출고가를 최대 11% 올렸다. 아몬드 음료 아몬드 브리즈 제품군 가격은 5∼11% 올랐고, 컵 커피 제품인 바리스타룰스는 8∼10% 인상됐다.

코카콜라음료는 다음 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코카콜라, 환타, 스프라이트 등 음료 제품 가격을 평균 5% 올린다. 대표 제품인 코카콜라 캔 350㎖는 2000원에서 2100원으로 5% 가격이 오른다. 코카콜라 캔과 코카콜라제로 캔 450㎖는 2200원에서 2300원으로 4.5% 인상된다.

가격 '줄인상' 현상은 외식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GRS는 지난 8일 롯데리아의 버거류 가격을 평균 2% 올렸다. 대표 메뉴인 '리아 불고기'(불고기버거)와 '리아 새우'(새우버거)는 단품 기준 100원 올랐다. 디저트류 등 68개 품목 가격은 평균 3% 인상됐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외식기업 더본코리아 산하 브랜드도 가격을 올렸다. 빽보이피자는 지난 13일 일부 피자 메뉴 가격을 평균 1000원씩 올렸고, 빽다방은 23일 아이스티와 미숫가루 가격을 10% 이상 인상했다.

이에 더해 KFC, 파파이스 등은 배달앱 수수료 부담에 배달 메뉴의 경우 매장보다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이중 가격제'를 도입해 소비자의 부담이 더 커졌다.

업계에서는 4·10 총선 전후로 이어진 정부의 압박에 눌렸던 식품 가격이 추석을 앞두고 인상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가공식품·외식 물가 안정을 위해 업계와 소통을 지속할 방침이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