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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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기존 주주와 미국 벤처캐피탈(VC) 등을 통해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섰다. 최소 1000억달러(약 133조70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를 선보인 지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이뤄낸 성과다. 기업가치 1000억달러는 분기당 10조원대 매출을 내는 한국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의 현재 시가총액(약 130조5000억원)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리콘밸리 관계자들을 인용해 "벤처 투자사 스라이브 캐피털의 주도로 오픈AI가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라이브 캐피털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하고, 오픈AI의 기존 최대 투자사 마이크로소프트(MS)도 추가로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픈AI의 이번 자금조달은 지난해 1월 MS가 약 100억달러(약 13조4000억원)를 투자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외부 자금 수혈이다.

오픈AI의 챗GPT가 최첨단 기능을 업그레이드해 시장 지위를 유지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구글과 메타는 자체 AI 모델을 출시했으며, 아마존은 오픈AI 임원 출신이 세운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60억달러를 투자했다. 챗GPT는 여전히 시장의 선두 주자며 월간 사용자 수가 수억 명에 달한다.

최근 오픈AI의 기존 주주들이 주식 매각을 위해 진행 중인 협상에서 회사 가치를 1030억달러(약 137조8000억원)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말 직원들이 주식을 팔 때 평가받은 기업가치 860억달러에 비해 약 20% 더 높아졌다. 새로운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투자자들은 이 회사의 가치를 그 이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WSJ은 전망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오픈AI의 수익은 연간 34억달러(약 4조5000억원)에 불과했다. WSJ는 "현재까지 AI는 투자자와 기술 회사의 투자에 비해선 많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투기적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MS는 2019년부터 오픈AI에 총 130억달러(약 17조4000억원)를 투자해 수익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미국과 유럽 각국 정부의 반독점 규제를 의식해 지난해 7월 오픈AI의 이사회에서는 빠졌고, 순수 투자자에 가까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챗GPT는 MS의 애져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해 사용료가 MS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한편 오픈AI는 지난주 검색 엔진 '서치GPT' 시제품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오픈AI는 서치GPT를 통해 사용자에게 명확하고 관련성 있는 출처를 근거로 빠르고 시기적절한 답변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구글의 아성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현재 수준보다 검색을 훨씬 더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