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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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건강보험료 인상율이 높아야 0%대에 그칠 전망이다. 최근 몇 년간 건보 재정이 흑자를 기록하면서 쌓인 적립금이 28조원에 달하는만큼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보험료율을 '동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어려운 민생 여건을 감안해 국민 부담을 줄여주자는 취지지만 빠른 고령화로 건보 재정 악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동결 결정은 '조삼모사'란 지적이 나온다.

2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는 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을 결정한다. 이날 회의엔 건강보험료율을 현행 7.09%에서 동결하는 안과 0.9%를 인상하는 안(7.15%)이 논의될 전망이다.



건정심은 복지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가입자 측을 대표하는 노동계와 경영계 등의 위원 8명, 의약계를 대변하는 위원 8명, 복지부·기획재정부·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등 공익 위원 8명 등으로 구성된다.

건정심 내에선 건보료율 동결 여부를 놓고 단체 간 팽팽한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경영계와 노동계는 최근 어려운 경제 여건 등을 감안해 동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건보 공단을 비롯해 대한병원협회 등 의료계는 건보 재정을 안정화시키고 필수의료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선 0%대라도 보험료율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정심에 제시될 0.9%의 인상률은 2%안팎인 그간 건보료 평균 상승률의 절반 수준이다.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년)'에서 제시한 2025년 보험료 인상률인 1.49%보다도 낮다.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발주로 김윤희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이 올해 수행한 ‘건강보험 재정 추계와 주요 가정’ 연구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올해를 기점으로 적자(1조원)로 전환해 2042년 적자 규모가 81조원으로 커지고 이때까지 누적 적자는 56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28조원에 달하는 누적 준비금도 2029년 전액 소진된다.

일부 건정심 위원들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2030년 전후로 고갈이 예고된 적립금을 믿고 동결할 경우 결국 향후 인상률만 높일 것"이라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령화 여파로 건보 재정 악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보험료율 동결은 조삼모사란 주장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