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2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제78회 후기 학위 수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29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제78회 후기 학위 수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서울대 졸업생들에게 '과감한 선택'을 당부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29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제78회 후기 학위수여식 축사를 통해 "인간의 행복은 성공에서 비롯된다"며 "다만 이 성공은 사회가 정의하는 성공이 아닌 여러분 각자가 정의하는 성공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내성적 오타쿠'로 소개하면서 "만화라는 주제의 사업 영역에서 좋아하는 동료와 즐겁게 일하는 것을 제 행복의 기준이자 성공의 정의로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웹툰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경영진 결정 없이 몰래 시작했다"며 "첫 공모전은 석달치 월급을 사비로 써서 진행했다"고 떠올렸다.

김 대표는 "좋아하는 영역을 무조건 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라면서도 "경제적 자유에 따른 소비를 좋아하는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이 최우선인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어떤 것이라도 좋다. 본인 성공의 정의를 명확히 하길 바란다"며 "여러분의 성공의 정의를 결정할 때 본인의 욕망에 솔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매일매일이 성공일 것"이라며 "사회에서의 일이란 선택의 연속이다. 행복의 정의를 지속해서 상기하고 이를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 공과대학 응용화학부(현 화학생물공학부) 97학번으로 2004년 네이버 개발자로 입사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만화책을 8000여권이나 사들일 만큼 만화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웹툰 사업 초기 기안84, 조석, 김규삼, 손제호 등 대표 작가를 발굴해 냈다. 유명 웹툰작가들은 그를 '준구형'이라 부르며 작품을 통해 김 대표를 여러 차례 소개한 바 있다.

과거 김 대표가 기안84 작가의 집 앞에서 TV를 언제 끄는지 지켜봤던 사연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러 작품에서 그는 마감을 독촉하는 웹툰 담당자나 '작가들을 참기름 짜듯 쥐어짜 만화를 그리게 하는 장본인'으로 언급됐다.

김 대표는 지난 6월 네이버웹툰 본사 웹툰엔터테인먼트를 미국 뉴욕 증권시장에 상장시키면서 K웹툰을 글로벌 시장의 핵심 콘텐츠로 만든 주역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날 학위수여식에선 학사 976명, 석사 1135명, 박사 711명 등 총 2822명이 학위를 받았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