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조지아공장 '환경영향 재평가'에도…현대차 "생산차질 없다"
현대자동차가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계획대로 완공할 예정이다. 전기차 판매량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전용 생산 라인 일부를 하이브리드로 바꾸고, 현대차 첫 대형 3열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될 아이오닉 9도 이곳에서 생산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데이'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HMGMA를 둘러싼 미국 현지 환경 평가 이슈에 대해 "괜찮다. 환경영향 평가는 수자원과 지하수 용량의 문제인데, 저희 생산 일정과는 영향이 없다"고 답변했다.

앞서 최근 AP통신 보도 등에 따르면 미국 내 수역 및 습지 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육군 공병대는 HMGMA가 지역 상수도에 미치는 영향을 규제 당국이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환경단체 등의 민원에 따라 이 공장 환경 허가를 재평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공장 가동 계획과는 무관하다고 밝힌 것이다.

올해 4분기 완공되는 HMGMA...하이브리드 혼류 생산

HMGMA는 당초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이었으나, 전기차 수요 정체 상황을 고려해 전기차뿐 아니라 하이브리드도 혼류 생산한다. 전기차 전용 생산 라인을 일부 하이브리드차 생산라인으로 바꿔 전기차의 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계획으로 읽힌다.

장 사장은 "하이브리드 차 생산을 대폭 확대해 글로벌 판매 숫자 대비 40% 증가한 133만대 생산을 목표로 할 것"이라며 "글로벌 거점 활용, 혼류생산, 부품 공급망 확보 등을 총동원하고 특히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미국 조지아 공장은 애초에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예상됐지만, 하이브리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유연하게 대응하기로 했다"며 "일부 공장 부분을 조절하면 하이브리드도 생산이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작은 투자로서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10월 가동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곧바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생산을 병행할 전망이다.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생산량의 3분의 1 수준이다. 무뇨스 사장은 "더 많은 배터리 수요가 있을 경우 조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HMGMA는 미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현대차그룹의 핵심 기지다. 아이오닉5를 비롯해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 6개 차종을 연간 30만대 생산할 수 있다. 향후 연산 최대 50만대까지 증설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 완공이 예정된 HMGMA가 가동되면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해 받지 못했던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대부분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올해 1~7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첫 두 자릿수 점유율(10%)로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HMGMA가 완공되면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의 첫 3열 플래그십 전기 SUV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아이오닉9도 조지아주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은 HMGMA에서 올해 10월 아이오닉5 생산을 시작으로 다음해 아이오닉9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