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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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을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킨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29일 서울대 졸업생들에게 “스스로 행복을 정의하고, 그 행복을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이날 서울대 관악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제78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맡아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매일매일이 성공일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인간의 행복은 성공에서 비롯한다”며 “다만 이 성공은 사회가 정의하는 성공이 아닌 여러분 각자가 정의하는 성공이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 응용화학부(화학생물공학부) 97학번이다. 2004년 네이버에 개발자로 입사했지만, ‘만화광’이라는 취미를 살려 웹툰 사업을 일궜다. 스타 웹툰 작가를 발굴하면서 웹툰을 대중문화의 한 축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다. 2014년에는 포브스 선정 ‘가장 혁신적인 차세대 리더 12인’에 올랐다. 지난 6월엔 ‘웹툰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네이버웹툰의 나스닥 상장을 이끌었다.

그는 스스로를 ‘내성적인 오타쿠(특정 분야에 심취한 마니아)’라고 소개했다. 웹툰 첫 공모전을 열 때만 해도 주변에선 ‘유망 사업으로 전배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반응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기준이 명확했기 때문에 후회 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며 “‘만화라는 주제의 사업 영역에서 좋아하는 동료와 즐겁게 일하는 것’이 스스로 정한 행복의 기준이자 성공의 정의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아하는 영역을 무조건 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경제적 자유에 따른 소비를 좋아하는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이 최우선인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그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성공에 대해 명확히 정의해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누워서 잠을 푹 자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면 최고의 침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라는 설명이다.

이날 학위수여식에서는 학사 976명, 석사 1135명, 박사 711명 등 총 2822명이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졸업식 축사 연사는 매년 졸업생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인물로 선정한다. 지난 2월 졸업식에선 ‘법조계 봉사왕’으로 꼽히는 오윤덕 사랑샘재단 이사장이 축사를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