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차익 5억·희귀한 공공분양·한강뷰…곧 본청약 나오는 '이곳’
“한강에 맞붙어 있어 강변 조망이 가능한 데다 공공분양으로 제공돼 분양 가격도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5억원은 낮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사전 청약 때 안내했던 분양가가 지켜질 수 있습니다. 서울 대표 공공분양 단지라는 상징성을 고려하더라도 크게 오르진 않을 것 같아 청약에 도전하는 입장에선 당일 홈페이지 마비가 제일 걱정이겠네요.”(분양 관계자)

서울에서 '알짜 강변 땅'으로 불리는 동작구 서울 동작구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부지 39가구가 다음달 본청약에 나선다. 서울에서 공급되는 몇 안 되는 공공분양 단지라는 희소성뿐만 아니라 강변 조망에 주변보다 낮은 분양 가격, 고급화 설계가 맞물리면서 사전청약 탈락자의 재도전 열기가 벌써 고조되고 있다. 업계에선 조성 시작부터 불거진 토양오염 문제와 이에 따른 분양가 상승 등이 마지막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세차익에 따른 ‘안전마진’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서울 동작구 수방사 부지 조감도
서울 동작구 수방사 부지 조감도

다음 달 39가구 본청약

2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동작구 수방사 부지의 본청약은 이달 말에 진행된다. 전체 공공분양 물량 263가구 중 지난해 진행한 사전청약의 최종 적격 당첨자 수는 224명으로 집계됐다. 남은 39가구가 이번 본청약에서 일반청약 물량으로 나온다. LH 관계자는 “부적격 당첨자나 당첨 포기, 본청약 미신청에 따라 공급 물량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물량이 많지 않아 본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수방사 부지에는 지상 최고 35층, 5개 동, 556가구의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다. 이 중 행복주택 85가구와 군관사 208가구를 제외한 263가구가 공공분양으로 공급된다. 사전청약 당첨자를 제외한 39가구만 본청약이 진행되면서 업계에선 사상 최고 경쟁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 수방사 위치도
서울 동작구 수방사 위치도
한강 조망이 가능한 데다 일반형 공공분양주택이어서 주변 시세의 80% 수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돼 관심을 끈다. 지난해 사전청약 당시 추정 분양가는 전용면적 59㎡ 단일 크기에 8억7225만원으로 공지됐다. 인근 단지의 같은 크기 매매가격이 13억~15억원에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시세 차익이 5억원을 넘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단지가 조성되는 곳에 맞붙은 ‘래미안 트위파크’의 경우, 전용 59㎡의 지난달 실거래가가 14억7000만원으로 신고됐다. 시장에 올라온 매물 중에는 같은 크기가 15억8000만원까지 오르는 등 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수방사 부지의 분양 가격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주변 단지의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파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동작구의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주변 단지의 실거래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지금은 6억원 이상의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을 정도로 수방사 부지의 매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사전청약 경쟁률 ‘645대 1’

지난해 6월 사전청약 당시 수방사 부지엔 모두 7만2000명이 청약해 평균 경쟁률 283대 1을 기록했다. 특히 추첨제가 포함된 일반공급은 79가구 모집에 5만1000명이 신청했다. 경쟁률이 공공분양 역대 최고치인 645대 1에 달했다.

사전청약 당시 수방사 부지를 비롯해 수도권 군부지를 활용한 공급 단지가 모두 인기를 끌었다. 서울 관악구 남태령 군관사(770가구)와 동작구 대방동 군부지(836가구), 경기 성남시 위례 군부지(1289가구) 등이다. 이들 단지는 절반을 군인과 가족에 공급하고 나머지를 공공주택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이들 단지 사이에서도 조망과 주변 시세가 영향을 미치면서 수방사 부지의 인기가 가장 높았다.
경기 고양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고양사업본부 홍보관 내부 모습. 연합뉴스
경기 고양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고양사업본부 홍보관 내부 모습. 연합뉴스
바로 인근에서 공급되는 대방동 군부지의 경우 사전청약에 2만 명이 넘게 지원했다. 하지만 수방사 부지 사전청약 당시 지원자(7만2000명)에 크게 못 미쳤다. 대방동 군부지의 경우 본청약이 6년 뒤인 2030년에 예정돼 있고, 입주는 8년 뒤인 2032년이기 때문이다. 사정은 다른 지역도 비슷해서 2027년에 바로 입주가 예정된 수방사 부지의 인기는 더 높아졌다.

한강과 공원 사이…절반 이상 조망 확보

수방사 부지는 다른 뉴홈 청약 단지와 비교해도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지하철 1·9호선 노량진역과 9호선 노들섬역 사이에 있어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 올림픽대로와 노량진로 등 도로를 이용한 이동도 쉽다. 또 단지 반대편에는 사육신공원이 있어 단지에서 바로 공원 이용이 가능하다. 남쪽에는 기부채납에 따른 추가 공원 조성도 예정돼 있다. 인근 노량진지구가 지구단위계획을 통해 재정비를 진행 중이다. 여의도 역시 단지마다 재건축을 추진 중이어서 향후 주변 환경 개선 기대감도 크다. 다만 사전청약 안내에도 포함된 소음 등의 문제는 고려해 봐야 한다. 주변 도로와 고속철도 등으로 인한 소음과 진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울 동작구 수방사 부지 조감도
서울 동작구 수방사 부지 조감도
대부분 가구에서 한강을 내다 볼 수 있도록 설계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설계안에 따르면 최소 62% 가구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다. 주동 배치 등을 한강 조망에 맞춰 설계했기 때문이다. 뉴홈 표준 설계에 따라 실내 배치도 최신 설계를 적용해 최대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팬트리 등 옵션을 추가해도 9억원 초반대로 분양가가 형성될 전망이다.

다만, 사업 방식과 사업비 등의 변수는 청약 전에 고려해 봐야 한다. 수방사 부지는 토지를 LH가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국방부가 소유한 상태에서 개발하는 ‘위탁개발’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부가 토지를 그대로 갖고 운영권만 LH에 주는 식이기 때문에 분양 후 사업 이익은 국방부가 갖게 된다. 토지 매입 비용이 들지 않는데도 업계에서 수방사 부지의 분양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부지에 오염토가 발견돼 LH가 정화 작업에 나서는 등 사업 진행에 따른 변수가 남아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최근 LH가 정화 사업을 발주하며 후속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오염 정도가 예상보다 크거나 작업이 늦어질 경우 입주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LH는 사업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입찰 조건에 전체 공사에 지연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아 사업 지연 우려는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