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국내 조선사 중 처음으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유지·보수(MRO) 사업을 따냈다. 한화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미국 함정 MRO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한화오션은 4만t 규모의 미 해군 군수지원함 창정비 사업을 수주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함정정비협약(MSRA) 자격을 보유한 업체만 수행할 수 있는 미 해군 대형 함정에 대한 정규 창정비 사업이다. 이번 계약으로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에서 미 해군 군수지원함을 정비·검사한다. 또 조선소의 플로팅 설비를 활용해 육상 정비 작업도 한다.

국내 조선사 가운데 미 해군의 MRO 사업을 수주한 건 한화오션이 처음이다. 지난달 미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MSRA를 체결한 지 한 달여 만이다. 특수선 사업 부문 경쟁사인 HD현대는 지난달 MSRA 자격을 땄지만, 아직 군수지원함 MRO 사업은 수주하지 못했다.

한화오션은 이번 사업 수주를 통해 연간 20조원 규모의 미 해군 함정 MRO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MSRA를 체결한 덕분에 향후 5년간 미 해군 7함대 함정 MRO 사업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된 데다 미국 현지 조선소인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본토 공략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존스법’에 따라 자국 내 연안을 운항하는 선박은 자국 내에서 건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지 보수도 같은 규정을 적용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매년 80조원 이상 규모가 예상되는 글로벌 함정 MRO 시장에서 이번 미 해군 정비 사업 진출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고품질 창정비를 제공해 미 해군과의 신뢰를 쌓고 적정 수익도 확보하겠다”고 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