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잠정치)이 3.0%로 집계됐다. 지난달 발표한 속보치(2.8%)보다 0.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소비 지출과 기업 투자가 늘면서 2분기 경제 성장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잠정치)이 전 분기 대비 연율 3.0%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1분기 GDP 증가율 확정치는 1.4%였다. 미 상무부는 “1분기 대비 2분기 실질 GDP 증가율이 상승한 것은 민간 재고 투자와 소비자 지출 증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경제성장률을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세 차례에 걸쳐 발표한다.

고금리 장기화와 임금 증가세 둔화, 가계 저축 고갈 등의 여파로 소비가 둔화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에도 불구하고 2분기 미국 소비는 탄탄한 회복력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노동 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다. 이날 미 노동부는 지난주(8월 18~24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전주 대비 2000건 감소한 23만1000건이라고 발표했다. 로이터 예상치(23만2000건)를 소폭 밑돈 수치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지난해 9월 이후 역사적으로 최저 수준인 20만 건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2분기 ‘반짝 성장’했음에도 전망은 밝지 않다. 3분기 GDP 증가율은 2%로 둔화할 것이란 예측이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의 GDP 추적 모델 ‘GDP나우’는 지난 26일 미국의 3분기 GDP 증가율을 연율 환산 기준 전 분기 대비 2%로 제시했다.

미국 장·단기 금리 차도 2022년 7월 이후 처음으로 정상화돼 경기 침체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연은에 따르면 미국 10년 만기와 2년 만기 국채의 금리 차인 장·단기 금리 차는 0.01%포인트로 집계됐다. 고금리 기조가 오랜 기간 유지되며 단기채 금리가 장기채 금리를 웃돌았다. 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미 중앙은행(Fed)이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며 장기채 금리가 단기채를 앞지른 것이란 분석이다.

장·단기 금리 차 역전이 정상화하는 것은 경기 침체 신호로 해석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과거 미국이 겪은 11차례의 경기 침체 중 10차례가 장·단기 금리 차 역전 후 정상화 시기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2000년 말 닷컴버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때 등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