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리비아 산유량 감소 소식에 WTI 1.9% 상승 [오늘의 유가]
리비아가 내정 갈등으로 유전을 폐쇄한다고 발표한 이후 실질적인 산유량 감소가 관찰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 마감했다. 최근 원유 시장에서는 유가 하루 변동 폭이 2~3%에 달하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39달러(1.87%) 상승한 배럴당 75.91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10월물) 가격은 1.29달러(1.64%) 오른 배럴당 79.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최근 1개월 국제유가 추이(사진=오일프라이스닷컴)
이날은 리비아에서 실제로 원유 생살에 차질이 생겼다는 소식이 유가에 영향을 줬다.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내셔널오일코퍼레이션(NOC)은 지난 사흘간 리비아의 산유량이 15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원유 컨설팅 회사 래피단 에너지는 “리비아원유 생산 감소량이 하루 90만~100만배럴에 달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이 향후 몇 주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국제 유가는 공급 제한보다는 수요 둔화에 대한 두려움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리비아가 지난 25일 유전을 폐쇄한다고 밝힌 이후에도 월가에서는 리비아의 유전 폐쇄 영향이 실제로 관찰되기 전까지는 유가 움직임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지만 실제로 폐쇄 여파가 나타나자 트레이더들은 원유에 매수 우위로 접근했다.
리비아의 한 석유회사 전경(사진=로이터연합뉴스)
리비아의 한 석유회사 전경(사진=로이터연합뉴스)
같은 날 이라크 역시 산유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라크는 7월의 하루 425만배럴에서 9월 약 390만배럴로 산유량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라크는 OPEC 및 동맹국과의 협정에 따라 할당량인 하루 400만 배럴 이상을 생산해왔다.

밥 야거 미즈호증권 에너지 선물 부문 디렉터는 “리비아 원유 생산 차질, 중동 확전 위험 증가, 8개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원유 저장량 등은 모두 유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원유 랠리가 길어지고 가격이 오르면 OPEC+(OPEC·비 OPEC 산유국 간 협의체)는 10월부터 일 5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시장에 다시 공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유 상방이 제한돼있다는 판단이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