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데이터센터(사진=한경DB)
구글 데이터센터(사진=한경DB)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데이터 센터 수요 급증이 예상된다. AI 데이터 센터 운영회사나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 등의 수혜가
점쳐지는 가운데,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중국 데이터센터 개발업체 GDS와 한국의 통신회사 KT에 주목할 만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아태지역 인프라 투자 늘리는 빅테크

2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BoA의 스리하르시 싱 분석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데이터 센터 용량이 향후 5~6년 사이에 두 배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평균성장률(CAGR)로 환산하면 14%다. 매년 약 2기가와트의 새로운 용량이 추가되는 셈이다. 2018년부터 2023년 동안에는 매년 약 1기가와트의 새로운 용량이 추가됐다.
향후 5년 지역별 데이터센터 시장 연평균 성장률(사진=CNBC 캡처)
향후 5년 지역별 데이터센터 시장 연평균 성장률(사진=CNBC 캡처)
싱 분석가는 데이터 센터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바이두 등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에 의존하면서, 이들 업체의 데이터 센터 투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하이퍼스케일 데이터 용량의 26%가 아태지역에 있는데, 이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싱 분석가는 “아태지역에서 하이퍼스케일러의 데이터 센터 지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클라우드 업체들은 아태지역 인프라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28일 말레이시아의 아마존웹서비스 데이터센터 개설을 위해 2038년까지 62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에는 일본에 클라우드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2027년까지 4년간 2조2600억엔을 투자한다고 알렸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도 최근 말레이시아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에 각각 22억달러, 2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싱 분석가는 세계적으로 생성 AI 도입이 향후 5년간 데이터 수요 증가분의 상당 부분(약 33%)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1년 반~2년 내에 아태지역은 처리 시간에 민감한 워크로드(latency-sensitive inference workloads) 작업을 현지화하는 과정에서 수혜가 예상된다고 판단했다. AI를 학습시키거나 AI가 빠르게 결과를 제공하려면 데이터 처리 및 응답 시간이 짧아야 하는데, 데이터센터가 물리적으로 가까우면 처리 효율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GDS와 KT 유망”

이러한 흐름 속에서 BoA는 중국의 데이터센터 개발업체 GDS 매수를 추천하며 목표 주가를 22.4달러로 상향했다. 뉴욕증시에 상장한 GDS 주식예탁증서(ADR)의 현재 주가(29일 종가·16.84달러) 대비 33%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데일리 리 BoA 분석가는 “글로벌 시장에서 데이터센터의 강력한 수요가 예상된다”며 “특히 회계연도 2025~2026년의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1년 GDS ADR 주가 추이(사진=마켓워치 캡처)
최근 1년 GDS ADR 주가 추이(사진=마켓워치 캡처)
한국의 KT도 추천 목록에 올랐다. BoA는 “KT는 한국 데이터 센터 시장에서 40%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지리적으로도 이점이 있다”며 “데이터 센터 확장 계획을 결정하는 권한을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 하락기에 방어적인 주식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에 상장한 KT ADR은 올해 13.6% 상승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의 목표주가 평균은 17.07달러로 현재가(14.96달러) 대비 14% 이상 오를 수 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