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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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난달 기준금리 이하 수준으로 하락했다. 은행채와 코픽스(COFIX) 등 지표금리가 하락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압박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 영향은 다음달 발표되는 8월 통계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4.55%로 전월 대비 0.16%포인트 내렸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71%에서 연 3.50%로 큰 폭 하락했다. 주담대 금리가 기준금리(연 3.50%)와 같은 수준을 나타낸 것은 지난 2001년 9월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48%를 기록해 기준금리 밑으로 내려갔다. 이 역시 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담대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연 3.3%대로 하락하면서 주담대 금리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이 금융기관에 가계부채 관리를 요구하면서 은행들이 가산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영향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팀장은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이 7월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이 영향은 8월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달에도 은행채 등 지표금리가 하락한만큼 전체적인 대출금리 수준은 지켜봐야한다고 덧붙였다.

기업대출 금리는 연 4.78%로 전월보다 0.10%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 금리(연 4.89%)는 0.11%포인트, 중소기업 금리(연 4.69%)가 0.10%포인트 낮아졌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대출 금리 역전 현상은 이달에도 이어졌다.

지난달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는 연 3.41%로 6월(연 3.51%)보다 0.10%포인트 떨어졌다.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는 1.14%포인트로 전월(1.20%포인트)보다 0.06%포인트 좁혀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