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도 못 말리는 '툭툭' 한동훈…원내는 '부글부글' [이슬기의 정치 번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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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됐던 尹·韓 갈등, 별다른 '충격' 없지만
'원내 사령탑' 추경호와도 '상의 없었다'?
의아한 의원들…"그래도 일단 조용히"
'원내 사령탑' 추경호와도 '상의 없었다'?
의아한 의원들…"그래도 일단 조용히"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갈등이 터져 나오고 말았습니다. 한 대표가 '의대 증원'과 관련해 유예 의견을 낸 것을 계기로 이들의 갈등이 결국 만천하에 공개된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당초 30일로 예정됐던 한 대표와의 만찬을 미뤘고, 한 대표 체제 이후 처음 열리는 국민의힘 연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이 여당 연찬회 워크숍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반대로 한 대표 역시 연찬회에서 대통령실이 주도한 '의료 개혁 관련 정부보고' 및 질의응답 시간에 '다른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비웠습니다.
윤 대통령은 29일 가진 국정 브리핑에서 "당정 간 전혀 문제가 없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게 민주주의"라고 말했습니다. 한 대표 역시 '당정 갈등'을 일축했지만, 국민을 설득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로 감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 모두를 질타의 대상으로 삼는 모습입니다. 국정 운영을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할 두 사람이 파열음을 내는 모습이 좋게 보일 리 없기 때문입니다.
'정치 9단'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두 사람 모두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는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기분 나쁘니까 너하고 밥 안 먹어' 한 것과 같다. 이런 밴댕이 정치가 이 나라를 이렇게 만든 것이다"고 했고, 한 대표에 대해서도 "한 대표도 보면 덜 익은 감이다. 아직 안 익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새로운 지점에서 의아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 대표가 추경호 원내대표와는 제대로 소통하고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된 것입니다.
추 원내대표는 한 대표가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대통령실에 의대 증원을 유예하자고 요청한 것과 관련해 "유예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저와) 상의하거나 그런 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의료 개혁은 지금 윤 정부의 중요한 과제다. 아시다시피 지역의 의료격차가 심하고 의사 부족으로 인해서 우리 국민들의 의료 서비스에 문제가 많았다"며 "그래서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에 관해선 국민께서 전폭적으로 지지를 보여주고 계시고, 의료 개혁은 한치도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대표와는 정확히 반대 지점에 서 있었던 셈입니다.
당내에서는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 사실상 각을 세우는 '의대 증원 유예'를 요청하면서, '원내 사령탑'인 추 원내대표와 사전 상의가 없었다는 것에 놀라는 분위기입니다.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 원내대표에 대해 꽤 깊은 신뢰를 보이고 있습니다. 추 원내대표는 금융과 실물 경제에 두루 밝은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성실하고 온화한 성품으로도 유명합니다. 게다가 추 원내대표는 '원외 당 대표'인 한 대표와 달리 현안이 있을 때마다 열리는 의원총회를 통해 수시로, 더 가깝게 의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한 대표는 그런 추 원내대표와도 여러 차례 이견을 노출한 바 있습니다. 두 사람은 한 대표 취임 이후 약 한 달 만에 △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교체 문제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문제 △25만원 지원금법에 대한 무제한토론 여부 등에 대해 이견을 드러냈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0일 당 연찬회 '동료 의원 특강'에서 한동훈 대표를 겨냥해 "당 지도부가 설득해야지, 그냥 말 한마디 툭툭 던진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권 의원이 지적한 '툭툭 던진다'는 표현은 사석에서 몇몇 의원들에게 들었던 표현과 정확히 겹치는 부분입니다. 한 대표가 "현안에 대한 의견을 언론을 통해 '툭툭' 던지는데, 원내에 있는 의원들에게는 사전에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는 내용들입니다.
이러한 의원들의 불만은 아직 '예열' 단계인 것으로 보입니다. 압도적인 지지로 당 대표가 된 한 대표의 행보를 아직은 지켜보는 단계이기도 하고, 현재로서는 그가 가장 강력한 '미래 권력'이기 때문입니다.
한 초선 의원은 이러한 당내 분위기에 대해 "한 대표가 차기 주자가 될 수도 있는데, 누가 함부로 나서서 이야기하겠느냐"며 "의심의 눈초리로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윤 대통령은 당초 30일로 예정됐던 한 대표와의 만찬을 미뤘고, 한 대표 체제 이후 처음 열리는 국민의힘 연찬회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이 여당 연찬회 워크숍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반대로 한 대표 역시 연찬회에서 대통령실이 주도한 '의료 개혁 관련 정부보고' 및 질의응답 시간에 '다른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비웠습니다.
윤 대통령은 29일 가진 국정 브리핑에서 "당정 간 전혀 문제가 없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게 민주주의"라고 말했습니다. 한 대표 역시 '당정 갈등'을 일축했지만, 국민을 설득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로 감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 모두를 질타의 대상으로 삼는 모습입니다. 국정 운영을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할 두 사람이 파열음을 내는 모습이 좋게 보일 리 없기 때문입니다.
'정치 9단'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두 사람 모두에게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는 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기분 나쁘니까 너하고 밥 안 먹어' 한 것과 같다. 이런 밴댕이 정치가 이 나라를 이렇게 만든 것이다"고 했고, 한 대표에 대해서도 "한 대표도 보면 덜 익은 감이다. 아직 안 익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예견된 '尹·韓 갈등'보다 더 충격적인 것
소위 '尹-韓 갈등'을 바라보는 의원들은 별다른 '충격'을 느끼지는 않는 모습니다. 두 사람의 갈등은 이미 예견된 측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다만 일부 의원들은 이번 사태를 지켜보며 새로운 지점에서 의아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 대표가 추경호 원내대표와는 제대로 소통하고 있느냐는 문제가 제기된 것입니다.
추 원내대표는 한 대표가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대통령실에 의대 증원을 유예하자고 요청한 것과 관련해 "유예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저와) 상의하거나 그런 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의료 개혁은 지금 윤 정부의 중요한 과제다. 아시다시피 지역의 의료격차가 심하고 의사 부족으로 인해서 우리 국민들의 의료 서비스에 문제가 많았다"며 "그래서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에 관해선 국민께서 전폭적으로 지지를 보여주고 계시고, 의료 개혁은 한치도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대표와는 정확히 반대 지점에 서 있었던 셈입니다.
당내에서는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 사실상 각을 세우는 '의대 증원 유예'를 요청하면서, '원내 사령탑'인 추 원내대표와 사전 상의가 없었다는 것에 놀라는 분위기입니다.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 원내대표에 대해 꽤 깊은 신뢰를 보이고 있습니다. 추 원내대표는 금융과 실물 경제에 두루 밝은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성실하고 온화한 성품으로도 유명합니다. 게다가 추 원내대표는 '원외 당 대표'인 한 대표와 달리 현안이 있을 때마다 열리는 의원총회를 통해 수시로, 더 가깝게 의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한 대표는 그런 추 원내대표와도 여러 차례 이견을 노출한 바 있습니다. 두 사람은 한 대표 취임 이후 약 한 달 만에 △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교체 문제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문제 △25만원 지원금법에 대한 무제한토론 여부 등에 대해 이견을 드러냈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0일 당 연찬회 '동료 의원 특강'에서 한동훈 대표를 겨냥해 "당 지도부가 설득해야지, 그냥 말 한마디 툭툭 던진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권 의원이 지적한 '툭툭 던진다'는 표현은 사석에서 몇몇 의원들에게 들었던 표현과 정확히 겹치는 부분입니다. 한 대표가 "현안에 대한 의견을 언론을 통해 '툭툭' 던지는데, 원내에 있는 의원들에게는 사전에 별다른 설명이 없었다"는 내용들입니다.
이러한 의원들의 불만은 아직 '예열' 단계인 것으로 보입니다. 압도적인 지지로 당 대표가 된 한 대표의 행보를 아직은 지켜보는 단계이기도 하고, 현재로서는 그가 가장 강력한 '미래 권력'이기 때문입니다.
한 초선 의원은 이러한 당내 분위기에 대해 "한 대표가 차기 주자가 될 수도 있는데, 누가 함부로 나서서 이야기하겠느냐"며 "의심의 눈초리로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