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세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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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내년에 유행할 옷들인가?” 30일 오후 1시 서울 성수동 무신사 스퀘어. 외관부터 휴양지처럼 꾸며진 리조트 콘셉트의 공간이 눈을 사로잡았다. 행사장 입구에는 젊은 남녀 여러명이 대기 줄을 서고 있었다. 이들은 하나둘 웰컴 드링크를 마시고 토이(장난감) 카메라를 받아 들어갔다. 내부에 들어서니 바다를 연상 캐 하는 그래픽 셔츠부터 통 넓은 셋업 등 ‘트렌디’한 스타일의 옷들이 눈에 띄었다. 사람들은 카메라로 마음에 드는 옷차림을 촬영하고 선호도 높은 상품에 투표했다.
사진=김세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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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내년 봄·여름철(SS) 패션 트렌드를 미리 선보인 ‘2025 SS 시즌 프리뷰’ 행사장이다. 무신사에 입점한 브랜드가 다음 시즌에 선보일 신제품 디자인을 선공개하고, 이를 직접 살펴본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생산 및 발매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다. 입점 브랜드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상품 기획 인사이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기획됐다는 설명. 지난해 9월과 지난 2월에 이어 3회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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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서는 28개 입점 브랜드의 100여개 신제품 디자인이 공개됐다. 시즌이 다가오기에 앞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옷을 알리고 반응을 살피기 위해서다. 고객들에겐 미발매 신제품을 미리 만나보는 재미를, 브랜드엔 고객이 직접 옷을 입어 보고 체험한 뒤 투표를 한 것을 바탕으로 피드백을 얻어갈 수 있다고 회사는 소개했다. 생산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고객 반응과 예상 수요를 사전에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

무신사는 내년 SS 패션 트렌드로 ‘보더리스’ 패션을 제안했다. 보더리스 패션은 성별 등 경계를 넘어선 스타일로 남녀 구분 없이 옷 사이즈만 구분한 것을 말한다. 편안함과 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20~30대 젊은 층 수요가 높다는 분석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전 세계 4대 패션쇼에 소개된 글로벌 주요 브랜드의 1년 치 패션 스타일을 분석, 빅데이터 기반으로 트렌드를 예측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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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자리에 앞서 전날 무신사는 해외 편집숍 바이어들을 초청해 반응을 살피기도 했다. 단순히 고객들에게 신제품을 공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입점 브랜드의 실질적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B2B(기업간거래)를 수주하겠다는 취지다. 무신사에 따르면 특히 K패션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일본 유통사들의 관심이 컸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유명 편집숍 40여곳 바이어 70여명이 호평을 내놨다”고 덧붙였다.

실제 일본 패션 유통업체 안티로사 관계자는 “25 SS 시즌 프리뷰에서 만난 K패션 브랜드의 디자인이 매우 자유롭게 개성적이라고 느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체 유토리 측은 “무신사와의 협업을 지속 검토하고 있으며 꼭 한국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협업)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이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열린다. 무신사는 고객들이 행사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프로모션도 마련했다. 지난 2월 진행된 ‘2024 가을·겨울철(FW) 프리뷰’ 당시 좋은 반응을 얻어 실제 발매한 상품을 최대 30% 할인해 선보인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번 행사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실험과 도전을 지원하고 패션 생태계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