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한남동보다 재밌어요"…5060까지 사로잡은 동네 [이송렬의 우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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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우 CBRE 리테일 총괄 상무 인터뷰
주말 텅텅 비었던 여의도의 반전
"전통적 오피스 상권서 서울 대표 상권으로 성장"
"자연·문화·주거 등 지속 성장 잠재력도 가져"
주말 텅텅 비었던 여의도의 반전
"전통적 오피스 상권서 서울 대표 상권으로 성장"
"자연·문화·주거 등 지속 성장 잠재력도 가져"
"여의도 상권은 성수나 한남 등 서울 주요 가두 상권과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는 대표 상권이라고 자부합니다."
김용우 CBRE 리테일 총괄 상무(사진·43)는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평일엔 발 디딜 틈 없이 북적북적하다가 주말만 되면 텅텅 비는 여의도는 옛날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 여의동은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방송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곳이었다. 아직 국회의사당과 은행, 증권사들은 남아있지만 2004년 SBS의 목동 이전을 시작으로 MBC 등 대표 방송사가 여의도를 떠나면서 방송가(街)의 이미지는 지워졌다.
여의도를 오랫동안 봐왔던 3040대는 이곳을 '금융 1번가'라고 꼽는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도 머지않아 흐려질 것이란 전망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1020등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들에게 여의도는 서울 주요 상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흥미로운 곳이어서다.
김용우 상무는 "여의도 상권의 시작은 2012년 IFC몰이 들어서면서 초석이 마련됐다"며 "흔히 얘기하는 주 5일 상권, 즉 전통적인 오피스 상권이었던 여의도에 쇼핑몰이 들어서면서 변화가 시작됐지만, 서울 주요 상권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의도 상권이 급부상한 계기는 2021년 '더현대서울'이 입점하면서다. CBRE가 내놓은 여의도 리테일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여의도 상권은 더현대서울이 오픈한 이후 인구 유입이 늘고 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일 이용객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일 7만3631명에 불과했던 여의도역 이용객은 2021년 8만2437명으로 늘더니 2022년 9만6136명, 2023년 10만4947명으로 2020년 대비 42.53% 증가했다.
여의동 매출(지역 개인소비 기준, 법인소비 제외)도 증가했다. 2021년 2월 363억4000만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7월 기존 535억6000만원으로 47.39% 늘었다. 더현대서울과 IFC몰 매출도 이런 흐름을 같이 한다. 2021년 6700억원이었던 더현대서울 매출은 지난해 기준 1조1085억원으로 1조원을 뚫었다. IFC몰 역시 2019년 2300억원대까지 뛰었지만 2020년 1800억원 이하로 줄었다가 지난해 말 3000억원을 넘어섰다.
김 상무는 "더현대서울이 입점한 후 IFC몰과 더현대서울의 역할이 확실하게 나뉘었다"며 "더현대서울은 팝업 등 트렌디한 성격이 강해졌고 IFC몰은 상대적으로 보편적인 쇼핑몰의 성격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1020세대들은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데이트하고 더현대서울로 넘어와 팝업 등 새로운 것들을 보고 즐기며 시간을 보내고, 가족 단위의 3040세대나 5060세대는 IFC몰을 많이 찾는다"며 "여의도 상권 전반이 모든 나이대를 포용할 수 있는 상권이 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더현대서울이 입점할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이제 IFC몰은 앞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론 두 곳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랜드마크'가 있다고 상권이 유지되지는 않는다. 최근 상권이 발전하기 위해선 자연 친화적인 부분과 문화 친화적인 부분이 중요한 시대다. 도산공원 상권엔 도산공원이, 성수동 상권엔 서울숲이 있다. 한남동 상권엔 각종 미술관 등이 많다.
김 상무는 "여의도에는 한강공원 중 방문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여의도 한강공원이 있고 샛강 일대엔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등 도심 한복판에 있음에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화적인 요소로는 63스퀘어 내에 '퐁피두 센터' 한국 분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퐁피두 센터는 프랑스 파리에 1977년에 문을 열고 거장들의 작품을 전시해 관객들에게 유명한 미술관이다. 루브르, 오르세와 함께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면서 "이와 함께 여의도한강공원에 '제2 세종문화회관'(가칭)이 예정돼 있어 문화적인 요소도 풍부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여의도 일대에 있는 노후 아파트들이 재건축을 추진 중이라는 점도 상권 활성화에 긍정적이다. 1970년대 지어진 여의도 시범·한양·삼부아파트 등에서 도시정비사업 추진이 활발하다. 이 밖에도 여러 단지에서 재건축 얘기가 나오면서 배후수요도 탄탄해질 전망이다.
그는 "여의도 일대가 고급 주거 단지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면서 "상권이 살아남는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여의도 상권은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상권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BRE코리아는 1999년 국내 시장에 진출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약 420명의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다. 리테일 본부는 임대차 자문을 주로 한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김용우 상무는 건국대학교 부동산학 석사 과정을 밟은 후 2017년부터 CBRE코리아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는 이 회사에서 리테일 섹터를 총괄하고 있다.
글=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사진·영상=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김용우 CBRE 리테일 총괄 상무(사진·43)는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평일엔 발 디딜 틈 없이 북적북적하다가 주말만 되면 텅텅 비는 여의도는 옛날 일"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 여의동은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방송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곳이었다. 아직 국회의사당과 은행, 증권사들은 남아있지만 2004년 SBS의 목동 이전을 시작으로 MBC 등 대표 방송사가 여의도를 떠나면서 방송가(街)의 이미지는 지워졌다.
여의도를 오랫동안 봐왔던 3040대는 이곳을 '금융 1번가'라고 꼽는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도 머지않아 흐려질 것이란 전망이다. 트렌드에 민감한 1020등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들에게 여의도는 서울 주요 상권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흥미로운 곳이어서다.
하지만 여의도 상권이 급부상한 계기는 2021년 '더현대서울'이 입점하면서다. CBRE가 내놓은 여의도 리테일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여의도 상권은 더현대서울이 오픈한 이후 인구 유입이 늘고 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일 이용객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일 7만3631명에 불과했던 여의도역 이용객은 2021년 8만2437명으로 늘더니 2022년 9만6136명, 2023년 10만4947명으로 2020년 대비 42.53% 증가했다.
여의동 매출(지역 개인소비 기준, 법인소비 제외)도 증가했다. 2021년 2월 363억4000만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7월 기존 535억6000만원으로 47.39% 늘었다. 더현대서울과 IFC몰 매출도 이런 흐름을 같이 한다. 2021년 6700억원이었던 더현대서울 매출은 지난해 기준 1조1085억원으로 1조원을 뚫었다. IFC몰 역시 2019년 2300억원대까지 뛰었지만 2020년 1800억원 이하로 줄었다가 지난해 말 3000억원을 넘어섰다.
김 상무는 "더현대서울이 입점한 후 IFC몰과 더현대서울의 역할이 확실하게 나뉘었다"며 "더현대서울은 팝업 등 트렌디한 성격이 강해졌고 IFC몰은 상대적으로 보편적인 쇼핑몰의 성격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1020세대들은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데이트하고 더현대서울로 넘어와 팝업 등 새로운 것들을 보고 즐기며 시간을 보내고, 가족 단위의 3040세대나 5060세대는 IFC몰을 많이 찾는다"며 "여의도 상권 전반이 모든 나이대를 포용할 수 있는 상권이 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더현대서울이 입점할 때만 해도 시장에서는 '이제 IFC몰은 앞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론 두 곳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랜드마크'가 있다고 상권이 유지되지는 않는다. 최근 상권이 발전하기 위해선 자연 친화적인 부분과 문화 친화적인 부분이 중요한 시대다. 도산공원 상권엔 도산공원이, 성수동 상권엔 서울숲이 있다. 한남동 상권엔 각종 미술관 등이 많다.
김 상무는 "여의도에는 한강공원 중 방문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여의도 한강공원이 있고 샛강 일대엔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등 도심 한복판에 있음에도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화적인 요소로는 63스퀘어 내에 '퐁피두 센터' 한국 분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퐁피두 센터는 프랑스 파리에 1977년에 문을 열고 거장들의 작품을 전시해 관객들에게 유명한 미술관이다. 루브르, 오르세와 함께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면서 "이와 함께 여의도한강공원에 '제2 세종문화회관'(가칭)이 예정돼 있어 문화적인 요소도 풍부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여의도 일대에 있는 노후 아파트들이 재건축을 추진 중이라는 점도 상권 활성화에 긍정적이다. 1970년대 지어진 여의도 시범·한양·삼부아파트 등에서 도시정비사업 추진이 활발하다. 이 밖에도 여러 단지에서 재건축 얘기가 나오면서 배후수요도 탄탄해질 전망이다.
그는 "여의도 일대가 고급 주거 단지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면서 "상권이 살아남는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여의도 상권은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상권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BRE코리아는 1999년 국내 시장에 진출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약 420명의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고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다. 리테일 본부는 임대차 자문을 주로 한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김용우 상무는 건국대학교 부동산학 석사 과정을 밟은 후 2017년부터 CBRE코리아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는 이 회사에서 리테일 섹터를 총괄하고 있다.
우주인. 집우(宇), 집주(宙), 사람인(人). 우리나라에서 집이 갖는 상징성은 남다릅니다. 생활과 휴식의 공간이 돼야 하는 집은, 어느 순간 재테크와 맞물려 손에 쥐지 못하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것이 됐습니다. '이송렬의 우주인'을 통해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사람을 통해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글=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사진·영상=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