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선급협회 DNV “탈탄소화 열풍으로 해운 운임 2배 늘어난다"
노르웨이 선급협회 DNV가 해상 운임이 2030년까지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탈(脫)탄소 정책을 강화한 여파로 운임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DNV는 30일 ‘2050년 해운업계 전망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해운 운임이 2030년까지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IMO가 2030년까지 해운업계에서 온실가스를 이전보다 20% 감축하겠다고 공표해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중립 연료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암모니아,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활용하는 식이다.

DNV는 IMO의 규정을 준수하려면 2030년까지 총 48Mtoe(석유환산 100만)이 필요하다고 관측했다. 다만 생산량은 최소 44Mtoe에 그칠 전망이다. 2027년부터 세계 모든 선박에 탄소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커지며 친환경 선박 수요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탈탄소 규제로 인해 해운 운임이 늘어날 것이란 지적이다. 친환경 선박 건조 비용과 탄소중립 연료 가격이 운임에 반영될 것이란 설명이다.

에이릭 오브룸 DNV 수석 컨설턴트는 “해상 운송 1회당 비용은 컨테이너선의 경우 91~112% 늘어나고, 벌크선은 이전보다 69~7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가격 인상은 해운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반에 악영향을 미쳐 최종 소비자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IMO는 온실가스 부담금을 통해 선박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중기 조치를 구축한 바 있다. 이미 2021년부터 작업 계획을 수립한 뒤 관련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 선박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단기 조치로는 궁극적으로 선박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판단때문이다. 선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에 부담금을 책정해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중기 조치는 크게 기술적 조치인 연료표준제와 경제적 조치인 온실가스 비용 체계로 나뉜다. 이 2가지 조치를 종합해 규제할 예정이며, 이를 중기 결합 조치라고 한다.

연료표준제는 선박 연료별 온실가스 집약도를 단계적으로 제한해 점진적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도록 하는 규제다. 온실가스 비용 체계는 온실가스배출량당 일정 비용을 부과해 감축을 유도하는 제도다. IMO 계획에 따르면, 2024년 말 중기 결합 조치에 대한 세부 사항을 확정해 2025년 채택하고, 2027년 국제기준으로 최종 발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기 결합 조치가 발효되면 상당한 규모의 기금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IMO는 온실가스 비용 체계에 대한 다양한 제안을 검토 중이며, 온실가스 부담금의 경우 일부 IMO 회원국이 톤당 20달러에서 150달러까지 제안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