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e스포츠 미드 라이너 '제카' 김건우(왼쪽)와 서포터 '딜라이트' 유환중 (LCK 제공)
한화생명e스포츠 미드 라이너 '제카' 김건우(왼쪽)와 서포터 '딜라이트' 유환중 (LCK 제공)
한화생명e스포츠(HLE)의 쿠데타는 성공할 수 있을까?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프로 리그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24 서머 스플릿이 최종장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28일과 29일에 진행된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결과 정규리그 1위와 2위인 젠지 e스포츠와 한화생명이 예상대로 승리를 거둬 경주행을 확정 지었다. 2024 LCK 서머 결승전과 결승 진출전은 경주에 위치한 경주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다. 승리한 두 팀은 오는 31일에 결승 직행 티켓을 놓고 승부를 벌인다. 패배한 디플러스 기아와 T1은 오는 9월 1일에 결승 진출전 마지막 자리를 얻기 위한 대결을 펼친다.

한화생명이 지난 29일 대결에서 T1을 세트 스코어 3 대 0으로 완파하면서 젠지와 T1의 LCK 결승 독점을 끝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젠지와 T1은 지난 2022년 LCK 스프링 스플릿부터 올해 스프링 스플릿까지 다섯 시즌 연속 결승에 올랐다. 두 팀만 계속해서 결승에 오르면서 팬들 사이에선 정규리그가 어떻게 진행되든 결국 ‘돌고 돌아 젠티’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하지만 T1의 서커스를 한화생명이 완벽히 무너뜨리며 또다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화생명이 오늘(31일) 대결에서 젠지를 꺾을 경우 바로 ‘젠티의 결승 독점’을 바로 종식시킬 수 있다. 만약 패하더라도 다음 달 7일에 경주에서 열릴 결승 진출전이라는 기회가 남아있다. 지난 스프링에는 한화생명이 젠지에게 패한 후 결승 진출전에서 T1에게 또 한 번 무너지며 쿠데타가 실패로 돌아갔었다.
젠지 e스포츠 미드 라이너 '쵸비' 정지훈 (LCK 제공)
젠지 e스포츠 미드 라이너 '쵸비' 정지훈 (LCK 제공)
젠지전 승리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한화생명이 유독 젠지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021년 스프링부터 이번 시즌까지 약 3년여 동안 젠지에게 18연패를 기록 중이다. 정규리그는 물론 플레이오프에서도 모두 매치 패배를 당했다. 이번 서머 1라운드와 2라운드 맞대결에서도 세트 스코어 2 대 0으로 완패했다. 팬들이 ‘젠지 포비아(공포증)’라고 부를 정도로 젠지에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젠지를 꺾기 위해선 미드 라이너 ‘제카’ 김건우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건우는 DRX 소속이던 지난 2022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4강에서 젠지 미드 라이너인 ‘쵸비’ 정지훈을 상대로 승리한 후 우승컵까지 들어 올렸다. 하지만 국내 리그 LCK에선 정지훈을 상대로 매치 전패를 기록 중이다. 두 선수의 LCK 상대 전적은 정지훈이 세트 기준 33승 3패로 크게 앞서고 있다.

하지만 김건우가 지난 T1과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3세트를 합쳐 KDA(킬과 어시스트를 데스로 나눈 값)가 25.5에 달할 정도로 물오른 폼을 보이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김건우는 이날 총 24킬 2데스 2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심지어 1세트와 3세트는 요네로 0데스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슈퍼 솔저’ 모드를 가동한 김건우가 정지훈을 상대로 첫 승을 올릴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