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중국 현대詩에서 우리의 모습을 보다
“평범한 사람의 마음에도 시가 없을 수 없으니, 시인이 시를 짓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시는 시인의 전유물이 아니다. 시를 읽고 마음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그 자신에게도 시인의 시가 있는 것이다.”

성민엽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가 쓴 <시는 살아 있다>는 이같이 중국 작가 루쉰(1881~1936)의 말을 인용하며 시작한다. 책은 중국 현대시를 통해 시 읽는 법을 알려준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현대시를 꼽을 때 1, 2위를 다투는 시는 쉬즈모의 ‘다시 케임브리지와 작별하며’(1928)다. 요즘 활동하는 중국 시인 중 가장 주목해야 할 시인으로 성 교수는 정샤오츙을 꼽는다.

책은 중국 현대시의 포문을 연 후스부터 최근 중국 시단에서 주목받는 독특한 개성의 위슈화에 이르기까지, 중국 현대 시인 24명의 대표작을 소개한다. 성 교수는 “시에서 중요한 것은 공명”이라며 “시인이 지어낸 시가 독자 마음속의 잠재적 시에 공명을 일으켜 그것을 나타나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누구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