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7 비싸"…전통산업주로 갈아타는 서학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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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이션 부담에 기술주 매도
정유·유통주로 투자 전략 변경
옥시덴털·월마트 등 순매수
"변동장 속 방어주 강세 전망"
S&P500 등 지수 ETF도 인기
정유·유통주로 투자 전략 변경
옥시덴털·월마트 등 순매수
"변동장 속 방어주 강세 전망"
S&P500 등 지수 ETF도 인기
서학개미들의 투자 대상이 ‘매그니피센트7(M7)’에서 정유주 유통주 등 이른바 ‘전통 산업주’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며 기술주 상승세가 주춤하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종목으로 투자 대상을 바꾸는 것이다. 변동성이 낮은 종목에서 당분간 ‘소나기’를 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M7 기업의 실적이 둔화할 기미가 보이는 것도 기술주 투자심리를 냉각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2025회계연도 2분기(2024년 5~7월) 영업이익은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1.0% 부진한 186억4200만달러였다. 테슬라의 2025회계연도 2분기(2024년 7~9월)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부터 최근까지 11.9% 하향 조정됐다. 아마존(-0.8%), 마이크로소프트(-0.3%) 등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3개월 전부터 최근까지 줄었다.
서학개미들은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를 1억619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미국 단기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0~3개월 미 국채 ETF’(5672만달러), S&P500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500 ETF’(3370만달러) 등도 많이 사들였다.
정유업체 옥시덴털페트롤리엄(4094만달러), 미국 최대 화장품 유통업체 울타뷰티(2123만달러), 원자력 관련주 뉴스케일파워(1576만달러), 월마트(1177만달러) 등도 이 기간 서학개미들이 적지 않은 금액을 쓸어담았다. 이들 종목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M7 종목 대비 낮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을 보면 M7 종목은 전날 기준으로 최저 19.5배(알파벳A)에서 최대 71.7배(테슬라)에 달하지만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은 13.0배다.
전통 산업주 위주로 구성된 다우존스지수가 전날 0.59%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이런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최근 미국 증시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금융, 에너지 등 전통적 경기 민감주가 더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주 경계심리는 올 연말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대통령 선거, 경기 침체 가능성, 인공지능(AI) 설비투자 지속 여부 등 증시를 크게 뒤흔들 수 있는 이슈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지난달의 급락을 대부분 회복했지만 최근에는 M7 종목보다 필수소비재 등 방어적 스타일 종목의 강세가 눈에 띈다”며 “가격이 싼 종목에서 기회를 엿봐야 한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M7 종목 줄줄이 순매도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지수가 급락한 지난 5일부터 29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엔비디아를 1억6002만달러어치 순매도했다. 애플(-1억3583만달러), 알파벳A(-8938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8443만달러), 메타(-4505만달러), 테슬라(-2759만달러), 아마존닷컴(-1190만달러) 등 다른 M7 종목도 팔아치웠다. 이달 초 미국 실업률과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 등 경제 지표(7월분)가 시장 추정보다 부진하게 나왔고, 이 때문에 나스닥지수가 급격히 하락했다. 증시 조정기에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종목의 주가가 시장 평균보다 많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최근 M7 기업의 실적이 둔화할 기미가 보이는 것도 기술주 투자심리를 냉각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2025회계연도 2분기(2024년 5~7월) 영업이익은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1.0% 부진한 186억4200만달러였다. 테슬라의 2025회계연도 2분기(2024년 7~9월)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개월 전부터 최근까지 11.9% 하향 조정됐다. 아마존(-0.8%), 마이크로소프트(-0.3%) 등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3개월 전부터 최근까지 줄었다.
○유통·정유주 등 사들여
서학개미가 미국 증시 투자를 줄이고 있는 건 아니다. 국내 투자자는 지난 5~29일 미국 증시에서 2억4797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돈은 시장 평균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유통주, 정유주 등으로 가고 있다.서학개미들은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를 1억619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미국 단기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0~3개월 미 국채 ETF’(5672만달러), S&P500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500 ETF’(3370만달러) 등도 많이 사들였다.
정유업체 옥시덴털페트롤리엄(4094만달러), 미국 최대 화장품 유통업체 울타뷰티(2123만달러), 원자력 관련주 뉴스케일파워(1576만달러), 월마트(1177만달러) 등도 이 기간 서학개미들이 적지 않은 금액을 쓸어담았다. 이들 종목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M7 종목 대비 낮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을 보면 M7 종목은 전날 기준으로 최저 19.5배(알파벳A)에서 최대 71.7배(테슬라)에 달하지만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은 13.0배다.
전통 산업주 위주로 구성된 다우존스지수가 전날 0.59%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이런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 서정훈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최근 미국 증시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금융, 에너지 등 전통적 경기 민감주가 더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주 경계심리는 올 연말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대통령 선거, 경기 침체 가능성, 인공지능(AI) 설비투자 지속 여부 등 증시를 크게 뒤흔들 수 있는 이슈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지난달의 급락을 대부분 회복했지만 최근에는 M7 종목보다 필수소비재 등 방어적 스타일 종목의 강세가 눈에 띈다”며 “가격이 싼 종목에서 기회를 엿봐야 한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