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이 효자…반도체용 '샤워헤드' 생산량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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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원 '로봇 SI'
140개 기업 도입
공정 자동화 지원
AI 소프트웨어와
로봇 연동이 핵심
140개 기업 도입
공정 자동화 지원
AI 소프트웨어와
로봇 연동이 핵심
일상에서 하루에도 여러 번 쓰게 마련인 샤워기의 헤드. 가정집 화장실, 호텔 등 숙박시설 말고도 샤워 헤드가 긴요하게 쓰이는 곳이 있다. 반도체산업이다.
반도체 칩은 웨이퍼 제조→산화→감광(포토리소그래피)→식각(에칭)→증착→배선→테스트→패키징 등 이른바 8대 공정을 무수히 반복하며 생산된다. 이 가운데 식각과 증착 과정 등에서 샤워 헤드가 필요하다. 공정용 가스를 불어넣어 웨이퍼 위에 가스를 고르게 분사할 때 쓴다. 샤워 헤드가 있어야 불화수소(HF) 등 식각용 특수 가스나 실란(SiH4) 등 증착용 특수 가스를 균일하게 도포할 수 있다. 일상 속 샤워 헤드와 다른 점은 구멍 수다. 수십 개가 아니라 수천 개의 구멍에서 가스가 분출된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기업 가운데 하나인 램리서치에 증착 장비를 납품하는 경기 시흥 소재 중소기업 동원파츠는 최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증착 공정을 완전 자동화했다. 생기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기관이다.
이 업체가 생산하는 샤워 헤드엔 지름 1㎜짜리 홀이 3000개 뚫려 있다. 예전엔 샤워 헤드를 생산할 때 작업자가 광학현미경으로 일일이 격자를 맞춰 세팅하고 기계에 집어넣어야 했다. 허용오차 내로 구멍 간격이 유지됐는지 검수하는 것도 사람의 몫이었다.
경기 안양에 있는 건솔루션이라는 로봇 시스템통합(SI) 전문 기업이 이 공정을 무인화했다. 설비 두 대당 로봇 팔을 가진 협동로봇 한 대를 매칭했다. 헤드 기판 소재를 설비에 올리고(로딩), 프로브를 세팅해 구멍을 뚫고, 기판을 빼낸 뒤 세척하고, 검사한 뒤 유통을 위해 적재하는 과정 등을 모두 로봇이 대체했다.
사람의 눈에 해당하는 비전 인공지능(AI) 카메라를 설계해 로봇과 연결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였다. 이 과정에서 생기원이 건솔루션에 기술을 전수하고 인력을 지원했다.
건솔루션 관계자는 “로봇을 산업 현장에 실제로 투입할 때는 AI 알고리즘 셋업 등 소프트웨어(SW) 설계와 상위 시스템 연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로봇을 사서 공장에 갖다 놓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제조 시스템(MES), 전사적 자원관리(ERP), 에너지 관리(FEMS), 감시·제어 및 데이터 수집(SCADA) 등과 로봇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로봇 SI’ 기술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생기원과 건솔루션이 합작해 만든 AI 로봇을 투입한 뒤 동원파츠의 샤워 헤드 하루 생산량은 이전보다 100% 증가했다. 불량률도 44%가량 줄었다.
생기원 관계자는 “값싸고 제어가 쉬운 로봇을 개발해 전국 중소기업 공장 곳곳에 설치하는 로봇 SI를 기관의 새로운 임무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로봇 SI는 과기정통부 산하 출연연구소의 임무중심 개혁을 선도하고 있는 이상목 생기원 원장이 가장 강조하는 사업 중 하나다.
생기원은 최근까지 14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로봇 SI 기술을 전파했다. 앞으로 전기·전자뿐 아니라 금속, 플라스틱 등 사람 손이 많이 가는 전국 공장에 로봇 SI 기술을 보급할 계획이다. 자동화가 가장 미비한 분야로 꼽히는 바이오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현장에 로봇을 집중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위험한 바이러스성 물질이나 인화성 소재 반복 연구 등을 로봇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반도체 칩은 웨이퍼 제조→산화→감광(포토리소그래피)→식각(에칭)→증착→배선→테스트→패키징 등 이른바 8대 공정을 무수히 반복하며 생산된다. 이 가운데 식각과 증착 과정 등에서 샤워 헤드가 필요하다. 공정용 가스를 불어넣어 웨이퍼 위에 가스를 고르게 분사할 때 쓴다. 샤워 헤드가 있어야 불화수소(HF) 등 식각용 특수 가스나 실란(SiH4) 등 증착용 특수 가스를 균일하게 도포할 수 있다. 일상 속 샤워 헤드와 다른 점은 구멍 수다. 수십 개가 아니라 수천 개의 구멍에서 가스가 분출된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기업 가운데 하나인 램리서치에 증착 장비를 납품하는 경기 시흥 소재 중소기업 동원파츠는 최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도움을 받아 증착 공정을 완전 자동화했다. 생기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연구기관이다.
이 업체가 생산하는 샤워 헤드엔 지름 1㎜짜리 홀이 3000개 뚫려 있다. 예전엔 샤워 헤드를 생산할 때 작업자가 광학현미경으로 일일이 격자를 맞춰 세팅하고 기계에 집어넣어야 했다. 허용오차 내로 구멍 간격이 유지됐는지 검수하는 것도 사람의 몫이었다.
경기 안양에 있는 건솔루션이라는 로봇 시스템통합(SI) 전문 기업이 이 공정을 무인화했다. 설비 두 대당 로봇 팔을 가진 협동로봇 한 대를 매칭했다. 헤드 기판 소재를 설비에 올리고(로딩), 프로브를 세팅해 구멍을 뚫고, 기판을 빼낸 뒤 세척하고, 검사한 뒤 유통을 위해 적재하는 과정 등을 모두 로봇이 대체했다.
사람의 눈에 해당하는 비전 인공지능(AI) 카메라를 설계해 로봇과 연결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였다. 이 과정에서 생기원이 건솔루션에 기술을 전수하고 인력을 지원했다.
건솔루션 관계자는 “로봇을 산업 현장에 실제로 투입할 때는 AI 알고리즘 셋업 등 소프트웨어(SW) 설계와 상위 시스템 연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로봇을 사서 공장에 갖다 놓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제조 시스템(MES), 전사적 자원관리(ERP), 에너지 관리(FEMS), 감시·제어 및 데이터 수집(SCADA) 등과 로봇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로봇 SI’ 기술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생기원과 건솔루션이 합작해 만든 AI 로봇을 투입한 뒤 동원파츠의 샤워 헤드 하루 생산량은 이전보다 100% 증가했다. 불량률도 44%가량 줄었다.
생기원 관계자는 “값싸고 제어가 쉬운 로봇을 개발해 전국 중소기업 공장 곳곳에 설치하는 로봇 SI를 기관의 새로운 임무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로봇 SI는 과기정통부 산하 출연연구소의 임무중심 개혁을 선도하고 있는 이상목 생기원 원장이 가장 강조하는 사업 중 하나다.
생기원은 최근까지 14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로봇 SI 기술을 전파했다. 앞으로 전기·전자뿐 아니라 금속, 플라스틱 등 사람 손이 많이 가는 전국 공장에 로봇 SI 기술을 보급할 계획이다. 자동화가 가장 미비한 분야로 꼽히는 바이오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현장에 로봇을 집중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위험한 바이러스성 물질이나 인화성 소재 반복 연구 등을 로봇으로 대체하기 위해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