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79개 저축은행이 올 상반기에도 380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냈다. 작년부터 시작된 저축은행업권의 적자 행진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순손실은 3804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965억원)와 하반기(-4892억원)에 이어 3개 반기 연속 적자다. 올 상반기 이자수익은 4조887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5조4331억원) 대비 5461억원 감소했다.

상반기 대규모 적자는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로 4000억원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영향이 크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작년 말 1조9558억원에서 올 6월 말 2조3285억원으로 늘어났다.

코너에 몰린 저축은행들이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자산과 수신 모두 쪼그라들었다. 상반기 총자산은 120조100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5.1% 감소했다. 수신은 100조9000억원으로 5.9% 줄었다.

자산 건전성도 더 나빠졌다. 6월 말 연체율은 8.36%로 작년 말(6.55%)보다 1.81%포인트 높아졌다. PF가 포함된 기업대출 연체율이 8.02%에서 11.92%로 3.9%포인트 뛰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이자수익이 줄고 적립해야 하는 충당금이 늘어나 내년 상반기까지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회장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15.04%로 법정 기준을 넘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규제 비율은 자산 1조원 미만이 7%, 1조원이 넘으면 8% 이상이다.

중앙회는 ‘진성 매각’ 논란이 제기된 PF 정상화펀드에 대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저축은행중앙회는 5100억원 규모 PF 정상화펀드를 조성했다. 정상화펀드에 투자한 일부 저축은행이 자사 보유 PF를 이 펀드에 매각해 ‘자전거래’라는 비판이 나왔다.

중앙회는 또 금감원이 일부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시행한 경영실태평가에 대해 “적기시정조치가 이뤄진다면 경영개선권고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고의 경우 부실자산 처분, 자본 증액 등을 추진해야 한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