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기준금리 인하 전망 속에 은행채와 코픽스(COFIX) 등 지표금리가 떨어지면서다. 이 같은 시장금리 하락을 무시한 채 금융당국이 이달 들어 은행에 대출 금리 인상을 압박하면서 시장이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채 금리 하락 영향…주담대 금리, 사상 첫 기준금리 밑돌아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7월 금융회사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4.55%로 전월 대비 0.16%포인트 내렸다.

가계대출 중 주담대 금리는 연 3.71%에서 연 3.5%로 0.21%포인트 하락했다. 주담대 금리가 기준금리(연 3.5%)와 같은 수준을 기록한 것은 2001년 9월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특히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48%로 집계돼 최초로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담대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연 3.3%대로 하락하면서 주담대 금리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요구에 따른 은행들의 지난달 가산금리 인상 영향은 다음달 발표되는 8월 통계부터 나타날 전망이다. 지표금리와 달리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책정하는 가산금리가 오르면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확대로 은행 이자이익은 늘어난다.

지난달 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는 연 3.41%로 6월(연 3.51%)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 금리(연 4.55%)와 저축성 수신 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도 1.14%포인트로 전월(1.2%포인트) 대비 0.06%포인트 좁혀졌다.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가 더 빠르게 하락하면서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평균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는 0.434%포인트로 6월(0.514%포인트)보다 0.08%포인트 축소됐다. 우리은행의 예대금리차 하락 폭(0.35%포인트)이 가장 컸다. 신한(0.21%포인트), 국민(0.02%포인트)은행도 예대금리차가 줄었다. 반면 농협(0.17%포인트)과 하나(0.01%포인트)은행은 예대금리차가 확대됐다.

강진규/김보형 기자 josep@hankyung.com